"교회와 신학, 하나님의 역사 현장에 적극 참여해야"

"교회와 신학, 하나님의 역사 현장에 적극 참여해야"

[ 나를찾아가는신학여정 ] 5. 막스 스택하우스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5월 20일(금) 17:37
공공신학자 막스 스택하우스(좌)와 스탠리 하우어워스(우).
스택하우스의 저서 '세계화와 은총'.
교회의 대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공공신학에 관한 관심이 높다. 국내에 공공신학이 알려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공공신학은 지금 고인이 됐지만 프린스톤신학교 교수를 역임한 맥스 L. 스택하우스(Max L. Stackhouse)의 저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섭리를 강조한 칼뱅과 아브라함 카이퍼 등 장로교 전통의 영향을 받아 교회와 신앙의 대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신학자로 손꼽힌다. "스택하우스의 신학적 배경은 칼뱅과 아브라함 카이퍼였어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섭리를 강조한 칼뱅과 카이퍼의 영향을 받은 그는 신학과 신앙이 교회 안에 갇혀 있어선 안되고 하나님의 역사 현장인 세상 속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지요." 그에게 직접 배운 김현수 목사(숭실교회)가 공공신학의 대가인 스택하우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김 목사는 스택하우스가 은퇴를 앞둔 시기에 만났다. 신학교에 다니는 시절, 교수의 일을 돕던 그가 당시 국내에서 미개척 분야였던 기독교윤리를 전공할 계획으로 하우어워스가 있던 듀크대학교에 지원했다. 그러나 입학허가를 받고도 재정적인 문제로 에모리대학교를 선택했던 그는 스택하우스가 교수로 있던 프린스턴신학교로 가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김 목사는 스택하우스에게 배웠지만 은퇴를 앞두고 있어 논문 지도를 받지 못한 것을 두고 지금도 아쉬워했다. 결국 폴 레만의 제자 낸스 제이 더프 교수의 지도로 공공신학의 관점에서 본회퍼를 연구해 논문을 썼다. 그가 논문 주제를 정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가 본회퍼를 논문 주제로 정했을 때, 스택하우스는 본회퍼가 정치신학자이지 공공신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본회퍼가 한국에 많은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공공신학 관점으로 본회퍼를 해석한 23개의 논문을 찾아 메일로 보내는 등 설득한 끝에 논문을 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흔히 스택하우스를 소개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신학자가 스탠리 하우어워스(Stanley M. Hauerwas)다. 칼 바르트의 영향을 받아 교회에 대한 남다른 사랑과 교회의 역할에 집중한 하우어워스에 대해 그는 이렇게 소개했다. "하우어워스는 사회 현장에 영향을 끼치다 보면 신학의 언어가 변질될 수 있어 교회에만 집중하고 교회 안에서 제대로 된 제자를 양육할 때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이러한 교회가 대안 공동체로 사회 윤리 행위라고 주장했어요." 스택하우스가 세상에 적극 개입하는 공공신학을 주장한 반면 하우어워스는 교회가 대안공동체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공공신학이라고 해석했다는 것이다.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은 마지막에 '세계화'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한다. "사회복음의 신학이 2차 세계대전 직전에 독일에서 시작됐어요. 당시 월터 라우쉔부쉬와 같은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칸트의 영향을 받아 독일 관념론에서 벗어나 세상을 향해 말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윤리적인 신학운동을 전개했지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것이 교회와 신학자의 과제라고 생각했고 신학의 사회 참여, 대사회적 책임을 강조했어요. 또한 폴 틸리히의 영향을 받아 세상과 대화하고 세상의 물음에 신학이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교사로 활동해서 그런지 몰라도 여러 신학에도 열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그는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이 사회 참여와 대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흐름에 서 있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스택하우스가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섭리, 은총에 기초한 칼뱅과 카이퍼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어 세상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졌다고 했다. "하나님이 선하시기 때문에 세계 역사와 종말은 선하게 종결될 것이고 세상의 역사에는 악과 불의가 많지만 결국은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기 때문에 낙관적일 수밖에 없지요" 이처럼 스택하우스는 세계화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세계와 대화하고 소통한다는 의미에서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을 변증학이라고 했다. 또한 스택하우스가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 영향을 받아 세상에 기여하는 사회윤리가 공공신학이라고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물론 세상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한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은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이론의 영향을 받아 교회와 세상 언어는 소통이 불가하다는 하우어워스의 신학과 상반되는 해석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택하우스와 하우어워스는 서로 논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택하우스는 저서를 많이 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근 공공신학에 대한 연구와 저서들이 잇따라 출판되고 있다. 스택하우스 교수의 제자인 이상훈 박사가 '세계화와 은총'이라는 저서를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바 있다. 또한 문시영 교수 등 국내 신학자들이 중심이 돼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에 관한 연구 논문을 묶어 '공공신학이란 무엇인가' '공공신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책을 발간했다.그가 세상을 떠났지만 공공신학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교회 성장이 멈추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교회의 위기 상황에서 대안으로 공공신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하기 위해 대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할 대안으로 스택하우스의 공공신학이 소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와 대척점에 서서 교회론 중심의 공공신학자라고 할 수 있는 하우어워스를 빼놓을 수는 없다. 오늘날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에 대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스택하우스와 교회 중심적인 하우어워스의 신학을 다시 주목하는 이유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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