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기진단

한국교회 위기진단

[ 9·10월특집 ] 106회 총회 주제 해설2

이만식 교수
2021년 09월 09일(목) 08:12
1990년 이래로 한국 개신교인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인의 수가 줄어든 것보다 더 뼈아픈 사실은 교회가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밝고 긍정적인 것보다는 어둡고 부정적인 것에 있다는 점이다. 교회가 문을 닫고, 교인들이 줄어드는 것이 1차적인 문제라면, 교회가 한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 사회학 용어로 종교의 역기능(dysfunction)은 보다 더 큰 문제이다.

한국교회가 성장이 정체 또는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 30년 동안, 특별히 코로나 이후에 교계의 지도자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백가쟁명식으로 나름대로 반성과 전망을 내어놓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이며 심도 있는 실태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대책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 이후를 준비해야 할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난 날을 돌아보고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일이다. 깊은 성찰을 통해서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안목과 정당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최근의 지앤컴 리서치센터에서 조사한 결과를 통해 한국교회 위기사항을 진단해 볼 수 있다.

코로나19 시기 본인의 신앙을 지키는 일에 가장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는 '성경묵상과 기도'(31.5%), '담임목사의 설교'(22.7%) 순으로 나타났다. 신앙생활과 관련하여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교회에 자주 못가는 것'과 '성도간의 교제'가 각각 34.1%와 24.9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헌금 액수는 '비슷하다'가 59.5%였고, '줄었다'는 응답이 36.0%였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 교회가 어떻게 변할 것 같은지에 대해서는 '온라인예배/ 온라인 콘텐츠 활성화'(22.0%), '교회출석 교인수의 감소'(15.4%)의 순이었다. 이와 연관하여 코로나 이후 교회가 중점적으로 강화해야 할 내용으로는 '온라인 시스템 구축/ 온라인 콘텐츠 개발'(38.4%)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여주었으며, '교회 공동체성 강화'(19.6%)가 두 번째였다. 코로나 이후 다음세대의 신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부모와 자녀 간에 신앙적 대화와 친밀감 강화'가 31.7%로 가장 높았고, '정기적인 가정예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훈련'(20.5%)하는 일과 '기존의 교회학교 예배와 소그룹활동 강화'(20.1%)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들의 27.7%가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을 꼽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지역사회/취약계층 지원 등)'(17.3%)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기독교의 낮은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 개혁되어야 할 내용으로는 '교회 지도자들의 삶'(23.5%)을 첫번째로 꼽았으며, '사회와의 소통/ 사회적 공익 추구'(21.2%)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회를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기독교인들에게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목회자/장로/교인들에게 실망해서'(29.7%)가 제일 높았다.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교인들에게 코로나에 대한 교회의 대응방식에 관한 질문에 '자랑스럽다(어느 정도와 매우를 합한)'라고 응답한 비율이 64.8%로 나타나 '자랑스럽지 않다(전혀와 별로를 합한)'라고 응답한 비율(25.3%)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신도 리더의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동의한다'(66.5%)가 '동의하지 않는다'(23.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한국교회가 의사결정을 할 때 젊은세대와 여성을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해서는 무려 80.7%가 '동의한다'고 대답하였다. 목회자들의 이중직에 대해서는 '동의한다'(72.9%)가 '동의하지 않는다'(18.6%)에 비해서 4배 가까이 높았다.

전술한 결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를 위한 제언을 다음과 같이 하고자 한다.

첫째, 성경묵상과 기도가 '성경살기'로 나타나야 한다. 코로나 시대에 개인의 신앙을 지키는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은 담임목사의 설교(22.7%)보다 성경묵상과 기도(31.5%)가 더 높았다. 온라인을 비롯해서 비대면 방식으로 설교를 접하는 것보다 성경을 읽고, 전국의 교회들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성경 필사 등을 통한 프로그램들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둘째,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콘텐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온라인 교회를 새롭게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실천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많은 교회들이 유투브 채널을 만들어서 활용하고 있으나 대개의 경우 예배를 실시간 스트리밍 하거나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올리거나 설교의 요약을 올리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온라인이 오프라인의 보조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보조재가 아니라 그것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세계다(Metaverse).

셋째, 가정을 한국교회의 새로운 구역으로 여겨 가정 중심의 예배와 구역 모임을 활성화 시켜야 한다. 코로나로 집콕이 많아지면서 가정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지역별로 구역을 편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하는 가정은 가정을 하나의 소그룹으로 묶어서 부모 중 한 명이 구역장을 하도록 하고 가정에서 신앙의 양육과 전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넷째,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현재의 총회와 총대를 개혁하기 어렵다면, 개교회에서라도 2030 세대들이 당회에 들어와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다섯째, 교회의 신뢰도 회복은 결국 교회 지도자들의 회복이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교회의 이미지는 더욱 추락하였다. 여전히 교회의 신뢰도가 낮은 것은 일부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사람들은 '일부+일부+일부+일부+일부+…=전부'라고 답할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교회에 들어와서 목사와 장로를 만나고 교회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한 명의 사람으로 목사와 장로를 만나고 교회를 평가한다. 교회의 신뢰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의 반성과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이만식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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