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도전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도전

[ 9·10월특집 ] 106회 총회 주제해설 3

정재영 교수
2021년 09월 13일(월) 19:40
코로나19의 충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한국 교회 역시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수개월 동안 예배당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 대체되면서 교회의 존재 이유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느낄 정도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고난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는 다시 찾아올 것인지 부실해진 교회 재정이 이전으로 회복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한번 인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본래의 상태로 되돌아가기는 매우 어렵고 설령 회복이 된다고 해도 단시일 안에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 뉴노멀과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이른바 '코로나 뉴노멀'이 등장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는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던 생각이 바뀌어서 아프면 쉬고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위생이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될 것이다.

또한 가능하면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언택트' 방식의 삶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4차 산업 혁명을 더 빠르게 진전시킬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은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간의 상호교류에 따른 기술 융합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블루와 자살 위험의 증가

최근 코로나로 인해 암울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극도의 우울감이 증대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말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우울 위험군의 증가는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기독교인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대면 접촉보다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서 만나거나 아예 만남 자체를 회피하게 되기 때문에 사회관계가 더욱 약화될 우려가 크다. 이러한 정서적인 불안정은 교회에 대해서는 공동체성을 약화시키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무기력증과 우울감으로 대인기피증에 빠지게 하여 사회활동에 대한 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종교 활동에 대한 관심 자체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코로나 블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 쇼크와 경제적 위협

보다 현실적인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교회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을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실물 경제에 대한 영향이나 그 피해 규모에 대해서 정확하게 가능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경제 활동 위축으로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면 생산 부분의 피해도 누적되고 기업들은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산업적인 수요에도 영향이 파급되어 기존의 공급망이 붕괴될 수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코로나 상황 이전에도 한국과 세계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반복된다면 국민이나 국가나 파산 절벽에 내몰리게 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 재정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교회 재정은 대부분 성도들이 드리는 헌금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전염병 바이러스를 야기하는 생태계 파괴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파괴는 바이러스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위험 요소를 증가시키고 있어 인간의 삶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생태계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인류 모두의 과제이다.

이러한 점에서 요즘에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의 모습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첫째로, 지속가능한 사회의 이념은 경제 발전과 자연 환경, 그리고 사회 복지를 포함한 개념이다. 둘째로, 지속가능한 사회는 의사 결정에서 구성원의 참여를 중시하는 협의적인 참여민주주의가 실천되는 사회이다. 셋째로, 지속가능한 사회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사회이다. 넷째로, 지속가능한 사회에 적합한 기술과 생산방법은 지역생태계와 공동체에 적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는 경제 활동과 생활 자체가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자원순환형 사회여야 한다. 교회도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루도록 노력하며 기후 위기 등 생태계 복원 운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팬데믹 시대에 시민 연대의 가능성과 마을목회

전지구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국제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연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연대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공동체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사회가 급변하고 있으며 전염병으로 인하여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일수록 신뢰와 이타심에 바탕한 시민 공동체의 역할이 더욱 강조된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대규모 모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지역 사회 안에서 다양한 소규모 커뮤니티 활동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시민 공동체 형성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지역 사회에 대한 책임 의식을 실천해야 한다.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교회와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돕고 위험요소를 줄이는 것이 코로나 19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신앙의 전통과 그 정수를 지키면서도 이 시대와 사회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국 교회 안에 있는 신앙공동체들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염려에 낙심하고 있는 이 시기에 신뢰와 연대를 통해서 난국을 이겨낼 수 있도록 모든 신앙공동체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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