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서 외 3권

경계에 서 외 3권

[ 문화신간 ]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11월 06일(월) 05:22
경계에 서

김성진/한국장로교출판사

서양음악과 국악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한 지휘자 김성진의 첫 에세이다. 서양음악과 국악 사이 '경계에 선 사람'으로 음악 활동을 하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담아냈다. 책을 피기 전에는 음악 이야기가 생소하기도 하고 우리의 삶과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두 음악의 경계를 걸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의 음악 속에 녹아있는 삶의 모형들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경계를 나누기 위함이 아닌 서 있기 위한 곳, 곧 자신에게 음악이 본질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서양음악과 국악 사이에서 씨름하는 저자의 삶을 보며 우리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경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신선한 주제로 삶과 신앙에 대한 깊은 통찰을 주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부족하지만 나아지고 있습니다

정통령/두란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자기 과몰입'이다. 자신이 받은 상처, 자신의 갖고 있는 부족함만 바라보느라 주님을 보지 못하고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보기 때문이다. 자기 과몰입에 빠진 이는 오직 '나'의 관점으로만 세상을 살아가며, 영적으로 고립된다.

저자는 이런 자기 과몰입 현상에 빠진 대표적인 이가 바로 자신이었다고 말한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 때문에, 성도들의 눈빛 하나 때문에 좌절하고 낙심했던 자신과 그러한 쓴 뿌리가 맺은 열매들이 결국 누군가를 실족하게 하고 상처를 주었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기 과몰입에서 벗어나 자유함을 누리는 법을 설명한다. 관계와 상황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기독교를 떠나는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박순용/생명의말씀사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은 '배교'라는 단어와는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는 이 시대를 그 어느 때보다도 배교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시대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히브리서의 본문을 바탕으로 1세기 기독교 공동체가 밖으로는 이방 세계의 물리적 박해와 조롱에 도전받고, 안으로는 편안하게 신앙생활을 하고자 하는 욕심으로 영적인 나태함에 빠져 배교의 위험에 놓여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오늘의 한국교회 역시 외적으로는 반기독교 운동이 심화되고 있으며, 내적으로는 초보적 신앙을 벗어나지 못해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충분히 1세기처럼 배교가 일어날 수 있음을 얘기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강한 도전과 자각을 주는 한편, 온전하고 성숙한 신앙을 갖도록 독려하는 점이 인상적인 책이다.



어디선가 작은 빛이

도한철/쿰란출판사

근육세포가 마비되는 루게릭병을 진단받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한 참담함 속에서 다시 빛과 소망의 삶으로 나아간 도한철 장로의 에세이집이다. 절망 가운데서 깨닫는 삶의 아름다움과 가치, 그를 지탱해주는 아내와 두 아들의 소중함, 귀한 동역자들, 무엇보다 더 큰 사명의 길로 이끄시는 하나님과의 동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자는 자신의 앞에 놓인 거대한 세상의 벽을 바라보며 이 벽이 얼마나 크고 무서운지, 왜 자신만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지 호소하려 하지 않는다. "과거의 나의 모습과 현재의 나의 모습 모두 하나님이 써 내려가시는 나의 스토리"라고 말하는 저자는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 벽보다 얼마나 더 크고 위대하신 분인지, 그런 하나님과 함께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얘기한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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