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 교회교육의 돌파구"

"신앙고백, 교회교육의 돌파구"

역사신학자들, 교리문답을 통한 신앙의 전승 강조

김동현 기자 kdhyeon@pckworld.com
2023년 10월 30일(월) 11:33
장신대 학술연구처가 지난 26일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개혁교회의 신앙고백과 실천(목회)'을 주제로 제20회 종교개혁기념 학술강좌를 개최했다.
신앙고백과 신조, 세례, 입교교육 등 신앙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교회교육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장신대 학술연구처가 지난 26일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개혁교회의 신앙고백과 실천(목회)'을 주제로 제20회 종교개혁기념 학술강좌를 열었다. 이날 학술강좌에서 발표자들은 종교개혁 전통과 우리 교단의 신앙고백 및 교리문답의 역사를 돌아보며 그 의미를 강조하는 한편, 교육에 있어 교리문답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16세기 프로테스탄트 교리문답에 대한 비교: 후프마이어, 루터, 칼뱅의 교리문답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 박경수 교수(장신대)는 교리문답은 그 시대의 가장 탁월한 신학자 혹은 공동체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복음의 진수를 담고 있으며, 당시 평범한 신자들의 종교의식을 파악할 수 있는 거울이라고 봤다. 박 교수는 종교개혁 전통에서 교리문답은 "바로 믿고 바로 살도록 인도하는 나침반",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일치를 확립하는 수단"의 역할을 했다며 오늘날에도 교리문답을 적용한 목회와 교회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선 박 교수는 종교개혁의 세 가지 흐름 곧 재세례파, 루터파, 개혁파 전통을 대표하는 신학자들의 교리문답을 △동기와 배경 △내용 △의미와 영향력을 중심으로 비교·연구했다. 그에 따르면 세 교리문답은 모두 각자가 처한 역사적 맥락에서 생긴 교육적 필요에 의해 작성됐다. 종교개혁자들은 교리문답을 통해 로마가톨릭교회의 잘못된 신학과 영성을 비판하는 한편, 자신들의 신앙의 핵심을 바로 세우고 다음세대에게 그것을 전달하고자 했다.

재세례파를 대표하는 후프마이어의 교리문답은 '믿음의 고백을 한 후에' 받는 신자의 세례에 대해 길게 설명하며, 이후 은총, 자유의지,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에 대해 기술한다. 후프마이어는 '전가된 의'에 만족하지 않고 은총에 의한 구속 과정의 일부분으로서 살아있는 믿음의 열매를 강조했다. 반면 루터나 칼뱅은 값없이 주어진 그리스도의 은총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은총과 행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박 교수는 이러한 차이에서 각자가 가진 신학과 신앙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며, 종교개혁자들이 전달하고자 했던 신앙의 핵심을 엿볼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우리의 믿음 어디서 왔나? 한국개혁교회의 신앙고백의 역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 안교성 교수(장신대 은퇴)는 본 교단이 수용하고 있는 신앙고백서들을 개관하고, 그 신앙고백들을 목회와 교육의 토대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현행 헌법 중 교리는 △사도신경 △신조 △요리문답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리문답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 등 7개로 구성돼 있다. 안 교수는 역사적 관점에서 본 교단의 이 7개의 신조가 수용·형성된 과정을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교리의 발전 단계를 설명했다.

안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의 교리가 최초 선교사 중심 단계에서 민족교회 중심 단계로, 다시 서방교회와 동방교회를 아우르는 세계교회 중심단계로 발전했다고 분석하고, 이 과정에 있어 에큐메니칼 정신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안 교수는 교회 내적으로는 교리에 대한 연구와 목회현장에 적용하는 일을 확산해 교파적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정립할 것, 교회 상호적으로는 교리를 교파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넘어 초교파적으로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안 교수는 세계선교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각 선교지에서 현지교회들이 교리를 형성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이날 학술강좌에서는 조용선 목사(온무리교회)가 '21세기 교리문답과 세례, 성찬' 제하로 최근 우리 교단에서 확정된 아동세례와 성찬, 교리문답을 신학적·목회적 관점에서 해설했다. 조 목사는 '입교하기 전 성찬 참여가 가능한가', '왜 아동에게 세례를 주지 않는가' 라는 두 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어떤 연구가 이뤄졌고, 신학적·실천적으로 응답했는지를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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