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어주는 교회 공동체

품어주는 교회 공동체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3년 08월 09일(수) 06:30
대낮에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묻지마 살인'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서 한 남성이 지나는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한 명이 사망하고 세 명이 다치는 등 살인범죄가 잇따르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양극화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절망적인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을 한 것"이라는 진술만 봐도 쉽게 짐작이 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유형의 '묻지마 살인'이 앞으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도 위험 징후가 여러차례 포착됐지만 결국 교정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약자 편에서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대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할 한국교회가 이번 사건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단 한번이라도 가해자들이 진실한 사랑과 따뜻한 포용을 경험하도록 교회가 앞장서서 재역할을 감당했다면 이러한 범죄를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상담 전문가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사회 부적응자이거나 자존감이 낮고 소통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외부와 단절을 경험하면서 무기력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에 따뜻하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하면 극단적인 행동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오늘날 따뜻하게 품어주는 교회공동체의 역할이 필요할 때다.

한걸음 나아가 한국교회는 가해자들에 대한 비난과 공격보다, 재발 방지를 위해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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