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성경을 읽읍시다! 성경을 읽힙시다!

성경! 성경을 읽읍시다! 성경을 읽힙시다!

장윤진 목사
2023년 07월 26일(수) 09:56
기독병사를 대상으로 성경통독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중 소그룹 나눔을 하는 모습.
"군선교는 황금어장"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불리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군선교 현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려온다. '무교도 종교'라는 논리로 종교의 자유를 주창하면서, 종교활동 장려를 구시대적 행태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더욱이 2010년 이후 '종교 편향'이라는 논리가 공직사회에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전도하는 일이 상급자의 '종교 강요'에 해당된다며 군인신자들의 운신의 폭을 좁혀 버렸다. 과거 내무실로 불리던 병사 숙소가 동기 또는 근(近)기수 병사들끼리 사용하는 '생활관'이 되었다. 요즘 병사들은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이 완비된 생활관에서 지내고 있다. 최근에는 제한적이나마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주말-주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소지할 수 있게 되었다. 군선교 현장에 많은 변화가 있는 것이다. '군선교도 위기'라며 걱정하는 분들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예수 믿기 좋았던' 때가 과연 있었던가? 지난 2천 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전도하기 좋았던' 시기, '복음 전파의 호(好)시절'이 과연 존재했었던가? 어떤 이들은, 중세 유럽에서 가톨릭교회가 모든 왕권 위에 군림하면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가 자동으로 기독교인이 되는' 시절을 이야기하지만, 역사는 그런 시절을 '암흑시대'라고 칭한다. 예수 믿기 좋았던 때는 없었던 것이다.

예수님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음에도) 당시에도 핍박이 있었고, 복음전도자 사도 바울이 당했던 핍박은 말할 것도 없겠다. 예수님의 열 두 제자가 모두 비참한 순교를 당하면서 복음전파에 목숨을 바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복음 전하기 좋았던 시기는 없었던 것이다. 과거 '군선교는 황금어장'이라고 했다지만, 그때는 그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고, 우리 군선교 선배들은 그 어려운 상황들을 믿음으로 돌파하며 사역을 해 오셨던 것이다. '황금어장' 시기도 결코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었을 것이다.

병사들의 처우가 대폭 개선되고 군선교 현장에서 더 이상 병사들의 '가난한 마음'에 기댈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이 새로운 시대의 병사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최근에 희망을 보았다.

필자가 목회하는 군인교회에서는, 지난 4월부터 기독병사들을 대상으로 성경통독 프로그램 신청을 받았다. 성경의 맥을 짚으며 성경의 큰 흐름을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공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15명이 신청했다. '부대에 수많은 병력이 있고, 매주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는 인원도 50명이 넘는데... 그중에 15명이라니... 너무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적은 숫자라도 무엇이든 해야 했다.

12주 동안 신청자 모두가 정말 성실하게 참여했다. 3주 전 수료식을 하면서, 소감을 발표했던 한 병사의 말이 큰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설교 말씀이 새롭게 들렸다. 성경을 알면 알수록 위대한 영적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성경을 처음 배울 때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게 해 주시고, 하나님의 뜻이 뭔지 더 알게 해 주세요'라고 막연하게 기도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마치는 지금 '내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경건하게 살아야 하겠구나. 건강하게 살아야 되겠구나. 나의 삶에서 죄의 모습들을 바로 직시하고 없애 버려야 되겠구나. 앞으로 더 열심히 성경을 읽으면서 그런 삶을 살아야 하겠다' 하는 결단을 주셨다. 그런 삶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이 시대의 '20대 초반' 남자 청년들은 미전도종족으로 불린다. 그런 청년의 고백이기에 참으로 소중하다. 그들이 성경을 읽을 수만 있다면, 그들에게 성경을 읽힌다면 다음 세대에게도 희망은 있고, 위기라 여겨지는 군선교 현장에서도 돌파구는 분명히 있다. 이런 확신을 가지고 오늘도 성경을 가르치리라!

장윤진 목사 / 공군대구기지교회·공군 중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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