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하고 기도하면, 교회가 살아난다

화목하고 기도하면, 교회가 살아난다

[ 목양칼럼 ]

오철훈 목사
2023년 07월 27일(목) 10:39
필자가 17년 전 흰돌교회로 청빙 받고 부임을 기다리고 있을 때 '40대 초반의 나이에 과연 담임목사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흰돌교회 목회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선배 목사님들을 찾아뵙고 귀한 조언을 들었다. 목사님들은 이구동성으로 격려와 함께 "장로교회 목사는 당회를 잘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부목사로 섬겼던 교회 장로님들의 말씀도 큰 도움이 됐다. 선임장로님은 "목사님, 절대로 긴장을 늦추지 마십시오"라고 말했고, 또 다른 장로님은 "성도님들이 와서 무슨 말을 하든지 일단 들어 주시고 '내 생각과 달라도 일리가 있습니다'라고 답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라고 조언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되새길만한 귀한 말씀이었지만, 당시엔 목회 구상을 하면 할수록 염려는 더 커졌다. 결국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다고 솔직히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흰돌교회로 오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시기에 결국 내가 의지하고 물어볼 분도 그 분밖에 없었다.

그래서 하나님께 여쭤보았다. "하나님, 제가 어떻게 목회를 하면 되겠습니까?" 그랬더니 하나님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너는 무조건 화목하게 하고 엎드려 기도해라. 그 다음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노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응답으로 주신 말씀이 바로 사도행전 1장 14절 말씀이었다. "여자들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의 아우들과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더라." 필자는 기도하면 하나님이 언제나 필요한 말씀을 생각나게 하셔서, 마음의 평안과 얼굴의 기쁨으로 응답을 확신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부임 후 새해를 맞으며 표어를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에 힘쓰는 교회'로 정했고, 그 때부터 필자의 두가지 목회 키워드는 바로 '마음을 같이 하는 화목'과 '엎드리는 기도'였다.

필자가 부목사로 7년을 섬겼던 영락교회 고 한경직 원로목사님은 교회부흥을 묻는 질문에 "교회는 교인들끼리 싸우지 않고 화목하기만 하면 저절로 부흥합니다"라고 답하셨다. 필자도 그 말씀에 공감해 부족하지만 지금까지 '화목의 목회'에 중점을 두고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화목의 목회 다음으로 필자가 교우들에게 강조한 것이 바로 기도 목회였다. 인간의 힘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영적으로 기도가 살아나야 교회가 살아난다. 부족한 종의 목회에서 가장 귀중한 자산은 신학교 3년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산에 올라가서 철야기도 훈련을 받았던 일이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절감하는 것은 '다도다능(多禱多能), 소도소능(少禱少能), 무도무능(無禱無能)'이라는 것이다. "기도가 많으면 능력이 많고, 기도가 적으면 능력도 적고, 기도가 없으면 능력도 없다(Much prayer, much power. Little prayer, little power. No prayer, no power.)"라는 뜻이다.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도하면 하나님이 일하신다. 그래서 기도자는 언제나 "하나님이 하셨습니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오철훈 목사 /흰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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