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담임 첫 해, 우는 학생에게 복음 전하며 위로

학교 담임 첫 해, 우는 학생에게 복음 전하며 위로

[ Y칼럼 ]

김하은 청년
2023년 07월 26일(수) 06:48
학교에서 첫 담임을 맡았던 해다. 학부모 총회에서 처음 만난 학부모님이 "선생님 정말 힘드시겠어요"라며 운을 뗐다. 그분은 "초등학교에서 가장 유명했던 학생 두 명이 선생님 반이잖아요. 한번 울면 두시간 넘게 울었대요"라고 한마디를 더했다. 그리고 서로 더 이야기하지 않았다. 아이들에 대한 색안경이 쓰일까 경계한 것도 있었는데, 나의 무던한 반응에 그분도 눈치를 채신 건지 화제를 바꿨다.

사실 그 이야기를 듣기 전에도 진작에 고난이도의 문제를 만났음을 직감했다. 비담임으로 보냈던 1년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들이 연속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은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은 없는지, 힘으로 친구관계를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닌지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학년이다.

역시나 우리반에도 유달리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이 있었다. 다행히도 누군가가 따돌림을 한 것은 아니었다. 되려 챙겨주려고 서로 노력했지만 그 아이는 스스로 혼자만의 동굴에 들어가 소통을 어려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학부모님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선생님 ○○이가 소강당에도 없고 교실에도 없어요!"라며 학급회장이 찾아왔다. 학교 구조가 복잡해 소강당을 찾는 것이 어려운데, 친구들의 무리를 놓쳐 길을 잃고 만 것이다. 직접 학교를 돌아다니며 아이를 찾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5살 어린아이의 울음이 들렸다. 그 학생은 말을 해도 전혀 들리지 않는 듯, 악을 쓰며 울부짖고 있었다. 10분이 지나도록 의미 없는 울음소리만 계속됐다. 그 모습을 보자니 나도 포기하고 싶었다.

무엇 때문에 우느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다. 해당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보라며 스무고개를 했다. 그제서야 길을 잃어 무서워서 울었느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럼 어떡하지?' 고민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 중 아이가 교회를 다닌다는 것이 생각나 아이에게 "예수님을 믿느냐"고 물었다.

아이는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복음을 전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 귀신과 모든 어두운 것과 악한 것을 이길 수 있는 권세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 기도했다. 놀랍게도 기도를 마치고 아이가 울음을 그쳤다. 30분이 지났지만 학부모가 말했던 것처럼 2시간이 아닌 게 어디냐며 감사했다. 이후로도 아이는 종종 울음을 보였지만, 함께 기도하고 여러 방법으로 도왔다.

담임 첫 해에 만난 그 아이는 아직도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다. 사실 그 아이의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니었는지 때때로 생각해본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누릴 수 있음에도 그것을 잊고 살아간다. 하루하루 매 순간마다 그 능력과 권세를 주장하며 살아가는지 살펴보며, 매일 주님께 의지하고 믿음으로 담대히 승리하는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길 소망한다.

김하은 청년 / 전주복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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