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노력이 모여 기후위기 막는다

작은 노력이 모여 기후위기 막는다

[ 목양칼럼 ]

나기석 목사
2023년 07월 20일(목) 14:03
매년 여름이 되면 연일 계속되는 폭염과 장마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다. 분명 예보를 통해 그것이 닥침을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다. 첨단 기술을 통해 날씨를 예견하고,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늘 '소 읽고 외양간 고치는 격'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기상 이변과 기후 위기가 닥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욕심을 위해 무분별한 파괴를 일삼고 있다. 자신의 욕심이 자신의 생명을 죽이는 일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자연은 섭리에 순응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나무는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며 비가 오면 그대로 맞는다. 추우면 잎사귀를 떨구고 따뜻하면 다시 순을 맺는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사람들에게 내어준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서 순응하며 자신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자연은 모든 것에 순응하지만 그것을 거스르는 존재에 의해서 파괴되고 일그러지고 균형과 조화가 깨지고 만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섭리에 순응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산을 부수고 깎고 그 위에 시멘트를 부어 버린다. 나무를 베고 산을 통째로 없애버린다. 자신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해 물길을 막아 버린다. 결과적으로 물이 들이쳐 홍수가 나고 막혀서 물이 썩어도, 자연의 순리가 아닌 인간의 방법으로 그것을 해결하려 한다. 인간의 욕심이 하나님이 주신 땅을 아프게 하고 황폐하게 한다.

흡사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 땅에서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우상을 섬기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응하지 않았던 이스라엘 백성과 같은 모습이다. 하나님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그들에게 경고하시지만, 욕심을 버리지 못했을 때 마주하게 될 결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응하지 못한 그 모습이 지금 전 세계에 환경위기를 불러온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연에 순응하지 않고 자연을 정복하려 한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자연은 정복하고 파괴할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누리며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다행히 최근에 이런 자연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에서 개인 전기 소비량이 4위라는 뉴스를 보았다. 매년 음식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충분히 쓸 수 있는 물건임에도 더 좋은 것이 나오면 쉽게 버리고 새 것을 산다. 내 돈으로 내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불만이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만들기 위해 감수한 생명의 파괴는 어떻게 회복할 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생명은 파괴되면 돌이키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완전히 파괴되기 전에 살려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생명이 살기를 원하신다. 이를 위해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먼저 나섰으면 한다. 거창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하는 노력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교회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자원 재활용을 실천하도록 아이들을 교육했으면 한다. 풍요의 대가로 돌아오는 위험을 인식하는 데서 회복은 시작된다.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부터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살리는 일을 시작해 보자.

나기석 목사 / 사랑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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