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예배, 헌신 다짐하는 시간

임직예배, 헌신 다짐하는 시간

[ 목양칼럼 ]

박봉재 목사
2023년 07월 20일(목) 12:44
오래전 장로·권사 임직예배를 앞두고 이런 목회 서신을 교회 앞에 썼다. '기다리던 임직 예배를 드리게 됐습니다. 기다린 이유는 '이 예배가 우리의 영적 상태를 점검하는 기회가 됐으면'하는 소망과 '주님의 마음을 또 한번 아프게 하는 예배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입니다.'

가끔 임직예배에 참석해 보면 참석자들에게 나눠줄 기념품 준비, 음식 마련, 주차 봉사나 안내 등의 일로 많은 교인들이 분주한 경우가 있는데, '예배가 아니라 마치 대규모 행사같은 이런 모임에 주님이 참석하셨다면 어떤 마음이실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행사처럼 느껴지는 임직예배를 보며 목사로서 안타까웠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

사실 교회의 역사를 생각하면, 임직은 결코 기념품 주고 음식 많이 차려 축하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날은 우리의 욕심, 명분, 죄성이 죽는, 그래서 우리의 심령이 구약의 제물처럼 제단 앞에 쪼개지는 날이다.

교회에서 조차 많은 준비와 회의 때문에 정작 주인되신 주님을 바라보지 못하는 일이 자주 있다. 때로는 하나님의 영광과 능력을 의지하지 않는 거짓된 경건이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모습을 보기 힘든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기억하자. 노아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주님은 매일 눈물 흘리며 신앙인의 삶을 살아내는 10명의 의인을 찾고 계신다. 이 귀한 부르심에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임직예배다. '축하한다'는 말보다 '죄에 대해서는 죽고 의에 대해서는 살겠습니다'같은 인사를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필자 역시 임직예배시엔 예수님만을 나타내는 목사, 십자가의 피를 증거하는 목사, 영혼 구원의 기쁨을 간증하는 목사가 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임직예배를 통해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다시 헌신을 다짐하고, 이루어주실 아름다운 열매를 바라보며 한마음으로 기도한다면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기쁘시겠는가?

"처음부터 목격자와 말씀의 일꾼 된 자들이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이 많은지라(눅 1:2)." 임직을 받는 사람은 목격자, 눈으로 직접 본 자이다. 말씀이신 하나님을 만난 자이다. 그리고 성경 66권 속엔 하나님이 계신다. 말씀이 사람의 몸을 입으신 분이 예수님이시고, 그 분은 마침내 부활의 영으로 우리 안에 오셨다.

하나님을 본 자들은 일꾼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영적 맹인들을 생명의 길로 안내하는 사명이다. 새 언약의 일꾼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영생의 복을 전하는 아름다운 발이 돼야 한다. 크신 은혜에 빚진 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 하나님으로 인하여 거듭난 인생에겐 자신을 생명으로 충만하게 채울 사명도 있다. 또한 예루살렘 성을 건축해야 한다. 여리고성을 무너트리고, 그 자리에 예루살렘 성을 세워야 한다. 임직자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서 제물이 되겠다는 결단이 넘치는 임직예배가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들도 목격자의 자리에서 주님을 응시하며 임직자들과 함께 사명을 감당해 나가길 기대한다.

박봉재 목사 / 연곡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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