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회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생태적 회심과 실천이 필요하다

[ 목양칼럼 ]

홍주형 목사
2023년 06월 14일(수) 11:23
코로나19는 지난 3년 동안 환경의 파괴가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알게 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에도 전 세계가 멈추는 것을 경험했다. 인간의 욕망으로 파괴된 질서가 우리를 역습한 것이다. 학자들은 일관되게 '지구가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정원임을 망각한 결과'라고 언급하며, 자연을 지배의 대상으로 여기며 저지른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생태계의 경고를 무시하고 달려온 인간에게 코로나19는 잠시 멈춰서 우리의 삶을 성찰할 시간을 갖게 했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는 새만금 방조제 안 쪽에 위치하고 있다. 방조제가 들어서기 전에 교우와 마을 주민들은 어패류 채취를 통해 생계를 이어갔다. 새만금은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온 생명의 정원이었다. 갯벌에서 나오는 생명 자원은 아이들을 성장시키고 삶을 넉넉하게 만드는 생명의 젖줄이었다. 그러나 방조제가 건설되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대대로 이어져 온 생명의 터전이 송두리째 사라진 것이다. 새만금의 생태계 파괴를 몸으로 느꼈던 우리 공동체 식구들에게 코로나19를 대하는 느낌은 남다르다.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무너졌을 때 다가오는 결과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고통임을 알고 있다. 개발로 파괴된 갯벌은 자연의 훼손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삶의 질까지 바꿔놓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경험했다. 생태계 파괴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다.

우리 교회는 생태계 파괴가 신앙의 문제임을 인식하기 위해 매년 환경주일 예배와 교육을 통해 교회가 해야 할 일을 교육하고 실천한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농사를 주업으로 하기에 기후 위기를 피부로 느낀다. 물질 문명이라는 허울 좋은 문구는 하나님이 창조 질서를 무너뜨리는 죄악임을 신앙 고백하게 한다. 이러한 신앙고백이 있을 때 회심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천적 대안으로 공동의회를 열어 태양광 설치를 결의했고, 교회의 모든 전기를 태양광 발전으로 해결하고 있다. 교회가 사용하는 전력은 태양광으로 생산되는 발전량으로 충분하다. 또한 남은 전력을 판매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 사용하고 있다. 교회학교 아이들에게도 분리수거와 텀블러 사용을 생활화하고,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생명신학자였던 김용복 박사는 "생명의 그물망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생명이 얽혀 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가 무너지면 모두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성서적으로 말하면 '만물이 하나'라는 의미다. 이 고백은 인간은 물론이고, 동물, 생물, 미생물까지 포함하고 있다. 모든 만물은 뗄 수 없이 연결돼 있다. 생태계에 대한 이런 생각은 성서가 말하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선언에서 시작한다. 성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 생명, 만물이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함을 말하고 있다.

이제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생태계에 하나님의 숨결이 있다는 창조신앙을 고백해야 한다. 그러기에 생태계 어느 것 하나 함부로 대할 수 없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발적 실천이 중요하다. 시간이 없다는 걱정보다 생태적 회심을 통한 작은 실천이 필요한 시기다.

홍주형 목사 / 장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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