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세상에서도 영적 상상력은 중요하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도 영적 상상력은 중요하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1년 09월 13일(월) 11:11
첨단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곳이 있는 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경우도 있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말은 '위드 코로나(with corona)'와 '메타버스(metaverse)'일 것이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 합성어인데, '복합경험세계'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이 합쳐진 복합현실(MR)에 5G, 클라우드(cloud), 사물인터넷(ioT), 모빌리티(mobility)까지 적용해, 우리가 오프라인에서 하던 대다수 생활을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메타버스 기술을 이용해 우리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게임 산업을 비롯한 비지니스 분야에서 큰 관심을 기울여서 활용하는 추세고,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을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그것을 어디에 쓰는 게 가장 유용하고, 어디에는 효율적이지 않는지, 오히려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영역은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분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술이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라고 해도 그것을 일단 디지털화해서 기계적으로 실현하면, 그때부터는 더 이상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는 명확히 실재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메타버스 기술이 유용하다고 해도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에는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된다. 교육적인 측면이나 종교적인 차원에서 메타버스 기술이 유용할 영역도 있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는 영역도 있을 것이다. 종교는 원래 영적인 상상력을 통해서 메타 버스를 경험하게 한다. 우리는 성소에 들어가서 그곳에서 진정한 메타 버스를 경험한다. 이곳에 있으면서 영적인 차원이 동시에 존재하는 메타 버스를 경험하는 게 종교적 행위이고, 이것은 상상력, 특히 영적 상상력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림들을 통해서, 음악을 통해서, 사진을 통해서, 어떤 물건을 통해서 메타 버스를 경험한다. 특히 고흐와 샤갈의 그림은 그 자체가 메타버스적이다.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를 통해서 메타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영역은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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