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자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자

[ 목양칼럼 ]

김현준 목사
2021년 09월 08일(수) 08:26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백신을 맞으면 집단 면역력이 생겨서 코로나19 상황을 끝내고 일상의 삶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그 기대가 무너졌고, 앞으로 더 강력한 변이가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마저 갖게 되었다.

현재로서는 코로나19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고, 언제 이런 상황이 끝날지 알 수 없다.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싸움에 지치고 두려움과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소망이다. 그럼 누가 사람들에게 소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바로 교회 아닌가? 오순절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된 교회는 지금까지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죽음을 이기는 부활의 소망이 궁극의 소망이요, 참된 소망이다.

필자는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을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다. 작년 2월에 90세의 은퇴 장로님이 수요말씀사경회에 참석하셨다가 갑자기 심정지 상태로 쓰러지셨다. 교역자들이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많은 임종을 지켜본 내 눈에 장로님은 이미 사망상태였다. 호흡이 전혀 없었고, 동공이 확장되었고, 입이 벌어졌고, 혀가 말려 올라갔고, 몸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심정지가 왔을 때 골든타임은 4분이다. 4분 내로 응급치료를 받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산소공급을 받지 못해 뇌가 손상될 확률이 높다. 장로님이 쓰러지셨을 때 곧바로 119에 신고했지만 퇴근 시간이고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구급차가 도착하는데 15분이 넘게 걸렸다. 이렇게 구급대원들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나는 장로님이 돌아가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구급대원들이 제세동기를 작동시키자 커다란 신음소리와 함께 장로님의 호흡이 돌아왔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장로님은 막힌 심혈관에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고 아무런 후유증 없이 건강하게 퇴원하셔서 나를 비롯한 모든 성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때가 코로나19 때문에 우리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예배당에서의 대면 예배가 중단되고 비대면 예배로 전환한 충격적인 시기였는데 우리 교회 성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장로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어렵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다. 그날 이후로 우리 교회 어른들은 '죽으려면 예배당에 가서 죽어야 다시 살아난다'는 농담 섞인 말씀을 하신다.

다시 살아나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이 부활이고, 살아났지만 다시 죽는 것은 소생이다. 돌아가셨던 장로님이 다시 소생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해 주었다. 그런데 예수님이 부활하신 이야기는 죽은 영혼을 살리고, 병든 사람을 고치고,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참된 소망을 준다. 죽음을 이기는 부활이 궁극의 소망이다.

세상에서 부활을 이야기하는 곳은 교회밖에 없다. 사람들에게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특권이고, 교회가 세상의 소망인 이유는 죽음을 이기는 부활 소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전쟁과 재난 소식과 같이 두렵고 절망스러운 소식으로 가득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크게 그리고 더욱 열심히 부활의 소망을 이야기하자. 그래서 교회가 세상의 소망이 되자.



김현준 목사 / 청파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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