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로

생명의 길로

[ 목양칼럼 ]

이근형 목사
2021년 08월 25일(수) 08:19
최근 아프가니스탄이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의 손에 완전히 넘어갔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보도되었다. 911테러의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했던 아프간 전쟁과 국가 재건을 위한 20년간의 연합군의 모든 수고는 그렇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첨단무기로 무장한 30만 대군의 아프간 정부가 그처럼 속수무책으로 붕괴된 것은 정부의 무능과 부패, 정치적 분열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눈에 보이는 무기와 군사력을 단순히 늘리는 것이 미래를 전적으로 보장받는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길을 잃은 아프간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길을 잃은 모습은 1세기 팔레스타인 땅에서도 있었다. 당시 그곳은 로마의 식민통치 하에 있었고, 종교 지도자들의 정치적 타협과 위선은 도를 넘었다. 이런 가운데 어떤 이들은 로마에 항거하기 위해 무력을 행사했고 또 다른 이들은 아예 세상을 등지고 광야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지냈다. 그러나 칼로 맞서는 것이나 현실의 회피가 참된 길은 아니었다.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님께서는 진정한 생명의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셨다. 그 길은 원수와 맞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축복하며, 지극히 작은 자까지도 정성으로 돌보는 것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절정을 이룬 예수님의 사랑은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완악한 마음에 찔림을 주어 회개하게 했다. 그 사랑의 실천 안에 생명의 길이 있었다.

초대교회는 예수님을 통해 이 길을 발견했다. 그들은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자신의 집과 땅까지 팔아 어렵고 힘든 이들을 구제했다. 그 결과 가난한 이들이 그 땅에서 사라지고 자연스러운 전도가 이루어졌다. 그럴 때 교회 안에는 성령의 기적과 표적이 충만해졌고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를 보여줄 수 있었다.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제껏 많은 이들이 한국교회가 길을 잃었다고 우려해왔다. 여기에 코로나의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교회의 내부 갈등마저 심각해졌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생명의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다. 그 길은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다. 초대 교인들처럼, 오른 뺨을 맞을지라도 왼 뺨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고, 남보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을 가지는 길이다. 예수님은 그 생명의 길에서 앞서가시며 우리의 모본이 되셨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비포장 도로를 달릴 때 앞서 가는 차 한대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선명히 보이지 않고 험할지라도 앞 선 차를 따라 바른 길을 달릴 수만 있으면 큰 힘이 된다. 사방이 어두워도 그 속에 바른 길이 있다. 우리가 앞서 가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이 길을 걷는다면 우리를 통해 사람들도 참된 길을 알게 될 것이다. 주님의 길을 따라 흑암중에 희망의 빛이 되고, 혼돈의 세상 속에 생명의 길을 나타내 보이는 교회가 되자.



이근형 목사 / 소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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