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 속 환경불평등

환경위기 속 환경불평등

[ 주간논단 ]

안윤주 교수
2021년 08월 17일(화) 08:30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부익부 빈익빈' 문제의 심각성을 새로이 보고 있다. 동등한 질병이 가져온 위기 앞에서, 누군가의 삶은 여전히 견고하고 누군가의 삶은 흔들리고 심지어 무너지기도 한다. 이러한 차별은 환경위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부익부 빈익빈' 문제는 사회, 경제, 교육, 보건의 영역뿐 아니라, 환경문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유한 자는 비교적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누리지만, 빈곤한 자는 환경위기 속 취약계층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예를 들어, 선진국에서 발생한 유해폐기물이 개발도상국으로 수출되는 일이 빈번하였고 이로 인해, 처리비용이 비싼 유해폐기물은 결국 개발도상국의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였다. 이 불평등과 불의에 대해 관련 학자와 기관, 환경 단체 등이 오랜 기간 해결을 요구했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국제사회는 유엔환경계획(UNEP) 후원 하에 1989년 스위스 바젤에서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을 채택하여 유해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규제하게 되었다. 하지만 바젤협약 이전에 이미 국경을 넘어 개발도상국으로 옮겨진 대량의 유해폐기물은 대부분 처리되지 못한 채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한 생태계 및 사람에 대한 악영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오염원인자가 오염피해자가 되는 것은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지구촌으로 연결된 환경위기는 이를 전혀 구분하지 않고 오히려 환경 불평등을 가중시킨다. 환경 불평등은 환경을 공평하게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오염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우리의 자손, 미래 세대의 기본적인 생존권마저 위협한다. 한 예로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남태평양의 평화롭던 섬나라들을 바닷속으로 가라앉히고 있으며, 휴양지로 잘 알려진 몰디브를 비롯하여, 키리바시, 그리고 투발루 국민은 수몰 위기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들 섬나라는 해수온도 상승으로 강력한 싸이클론 빈도도 늘어났고 생존은 물론이고 삶의 질도 낮아졌다. 기후위기는 환경 난민을 만들었고, 이미 차별받는 약자들의 삶을 무너뜨린다.

환경(Environment)은 대기, 해수, 담수, 육상생태계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생물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공간, 즉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환경오염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지만, 문제는 오염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 모든 국가가 지구촌으로 연결되었다는 것, 오염원인자와 오염피해자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미 사회적 약자들이 더 심한 피해를 입기 쉽다는 점일 것이다. 지구촌의 환경위기 속 심화되는 환경 불평등은 지금 우리를 비롯하여 미래세대의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

환경 문제는 인권과 평화의 위기를 초래한다. 이러한 환경문제의 패러다임은 사랑과 정의라는 하나님의 속성과 대치된다. 성경은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동등하다고 하셨고, 환경 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교회와 크리스찬들이 환경위기 속 불평등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보며,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환경정의를 향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가야겠다.



안윤주 교수 /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높은뜻광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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