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보다 더 큰 기도의 능력

히말라야보다 더 큰 기도의 능력

[ 목양칼럼 ]

박종숙 목사
2021년 08월 18일(수) 08:27
7년 반에 걸친 호주에서의 목회를 마무리하고,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로 사역지를 옮긴 후에, 성도들과 함께 첫 번째 해외단기선교를 나간 곳이 네팔이었다. 네팔은 잘 알려진 것처럼 힌두교의 나라이다. 지금도 염소나 닭과 같은 짐승을 가지고 희생제사를 드리는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강가에서 시신을 그대로 화장하는 모습, 그 강물 바로 아래서 아이들이 금붙이를 찾고 있는 모습도 역시 잊어버릴 수 없는 충격이었다.

좀솜(Jomsom)에서 의료선교사역을 할 때 일이다. 좀솜은 히말라야 중턱 약 2700m에 위치한 곳으로, 8000m급의 웅장하고 신비로운 안나푸르나가 지척에 바라보이는 곳이다. 낮에 의료선교사역을 마치고 저녁에는 좀솜의 현지인 신자들 10여 명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예배 중에 그들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히말라야의 외딴 골짜기에서 한 줌도 되지 않는 이교도로 살고 있는 그들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은 긍휼로 가득 찬 것이었다. 주님께서 당신들을 사랑하신다고, 주님께서 당신들과 함께 하고 계신다고 설교했다.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성령의 감동이 우리 모두를 휘감았다. 현지인 신자들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우리 선교대원들도 마치 감전이나 된 것처럼 같이 흐느껴 울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나서 서로를 부둥켜안고 서로를 축복하며 기도했다. 인위적으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국경과 인종과 문화와 언어와 관습, 이 모든 것을 훌쩍 뛰어넘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 안에서 우리는 온전히 하나가 되었다.

주일이 되었다. 일정상 오전에 경비행기를 타고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로 가서, 거기서 다시 카트만두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그래야만 예정대로 의사인 선교대원들이 월요일에 정상적으로 출근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좀솜에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 작은 경비행기가 오지 못한다.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기류 변화가 심해 오전 10시까지만 비행기가 운행한다. 현지 선교사님은 비행기가 오지 못할 확률이 99%이니, 빨리 예배를 드리고, 포카라로 가는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아야 한다고 조언하셨다.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굽은 오프 로드를 가는 것인데, 잘하면 포카라 비행기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날 설교 본문으로 택한 말씀이 시편 121편 1~2절 말씀이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말씀을 선포하고, 비를 멈추고 비행기를 보내주시도록 통성으로 기도했다. 예배를 마치고 나니 대원들이 모두 서둘러서 짐을 꾸리고 버스를 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선교대원들에게 기도했으면 하나님께서 일할 시간을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 비행기가 오기를 기도하며 기다리자고 말했다. 그때 어디서 그런 용기와 믿음이 생겼을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다. 비행장이 숙소 가까이 있었는데, 대장 장로님과 함께 그 길을 계속 걸으면서 히말라야를 지으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부르짖어 기도했다. 거짓말처럼 비가 그쳤다. 그리고 비행기가 올 수 없는 시간인 10시 48분에 비행기가 와서 우리를 태우고 포카라로 갔다. 우리는 모두 엄지손가락을 쳐들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포카라로 돌아왔다. 아! 우리의 하나님은 히말라야를 지으신 분, 히말라야보다 더 크신 분, 히말라야 산중에서도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시다.





박종숙 목사 / 전주중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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