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보물

하나님의 보물

변창배 목사
2021년 08월 13일(금) 17:03
변창배 목사
성경에는 보물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보물, 보화, 보석, 진주 등을 직접 언급한 곳도 상당하다. 예수님도 반복해서 보물이나 보화를 예로 들어서 복음을 설명하셨다.

"네 보물 있는 그 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6:21) 하셨고,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7:6) 하셨으며,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19:21)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보물이나 보화로 하나님 나라의 일을 설명하신 것이다.

한국교회에도 하나님께서 주신 보물이 여럿 있다. 으뜸은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순교자들이다. 일제 강점기의 순교자 주기철 목사나 한국전쟁 시기의 손양원 목사, 전덕기 목사, 김응락 장로 등은 한국교회의 신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타협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인 순교자의 믿음이 신앙생활의 지침이 되고, 순교정신이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로 성장한 밑거름이요, 자양분이다.

지난 시기에 한국교회는 교회의 성장에서나 민족을 위한 섬김에서 놀라운 은혜를 체험했다. 한국교회는 순교자들 외에 말로 다할 수 없는 보화를 소유하게 되었다. 수도권과 전국 주요 도시마다 굴지의 기독교 병원이 있다. 대학,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유치원, 유탁아 보육시설 등 각 영역에서 기독교 학교가 두드러진다. 월드 비전 등 기독교 계통의 NGO도 탁월하게 활동하고 있다. 선교사 파송도 세계교회의 수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신학교 운영이나 신학도 세계교회의 주목을 받았다.

우리 총회도 하나님께서 주신 보물을 여럿 갖고 있다. 1530여 명의 총회 파송 선교사들이 대표적이다. 선교사 한 가정을 파송하기까지 본인과 가족, 또 교회가 들인 정성은 말로 다할 수 없다. 대표적인 총회 파송 선교사는 안수받은 목사 부부이다. 목사 안수를 받으려면 대학과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목사고시를 거쳐야 한다. 목사 안수를 받아도 총회에서 선교사훈련을 받아야 한다. 전문인 선교사들도 각 분야의 전문적인 소양을 지닌 분들이다.

1912년에 모인 제1회 총회에서 박태로 목사를 산둥성 선교사로 임명하였다. 우리 총회 최초의 해외 타문화권 선교사 파송이었다. 동시에 1년 중 한 주일을 세계선교주일로 지키고 기도와 헌금을 하기로 결의했다. 제2회 총회는 김영훈 목사와 사병순 목사를 추가로 파송했다. 당시 우리 교단은 교인이 12만 7228명, 그 중 세례교인은 5만 3008명에 불과했다. 당시 목사는 선교사를 포함해서 128명이고 장로가 225명이었다. 가난한 식민지 국가의 작은 교단이 놀라운 일을 시작한 것이다.

산둥성 선교는 1907년 독노회 시절부터 6년 동안 전도국 위원장으로 수고한 길선주 목사가 주도했다. '나라는 식민지가 되었지만, 하나님 나라의 일원으로 세계 선교에 참여해야 한다'는 소명감의 결실이었다. 이미 제주도나 일본, 블라디보스톡, 북간도 등지에 선교사를 파송했으나, 산둥성 선교가 최초의 타문화권 선교였다.

한국교회는 140년 가까운 역사에서 절정의 순간을 지나고 있다. 2006년부터 각 교단의 교세감소가 시작되어 2011년에는 일반화되었다. 지난 10여 년 간 각 교단이나 주요 교회마다 지도력 이양이나 재산관리등의 문제로 크고 작은 갈등을 겪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교세감소에 더해서 위기현상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우리 총회는 세계선교의 현황을 점검하고 제도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총회 파송 선교사의 선발, 훈련, 파송, 관리, 철수와 선교비의 송금 업무 외에 MK 사역, 선교사 멤버 캐어와 위기관리, 후임 선교사의 이임, 선교재산 관리와 현지 이양 등의 새로운 과제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외 동역교단의 사례를 연구하며 전문학자들의 도움도 받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22퍼센트에 달하는 베이비 붐 세대 선교사들이 일시에 은퇴하게 된다. 소극적으로는 이들의 은퇴 생활 대책도 필요하고, 나아가서 이들의 경험을 갈무리하고 선교사역을 잇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보물을 잘 관리하여 빛나게 돋보이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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