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무지를 경계하자

영적 무지를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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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준 장로
2021년 08월 11일(수) 17:32
산골 고등학교에서 근무할 적에 있었던 한 문맹학생의 이야기이다. 퇴근 길에 학생 하나가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지 않고 친구를 기다리는 것을 보았다. 수업이 끝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를 너무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주변의 학생에게 사연을 물어 보았다.

"저 아이는 왜 버스를 타지 않고 저렇게 무작정 기다리고 있니?"

그런데 답이 묘하게 왔다. 글을 몰라서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가 오지 않으면 버스를 못 탄다는 것이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고등학교에 정식으로 입학한 학생이 한글을 모른다는 것이 상상이나 되는 이야기인가? 처음에는 장난으로 하는 이야기로 들었는데 맞는 이야기였다.

일상의 생활에서 글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지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세계에 학생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학생을 데려다가 한글을 가르치려고 노력을 부단히 했지만 결국은 한글을 깨우치는 일에 실패했다.

나 또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자리에 있었고 배움도 자기의 노력과 시기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런데 그 학생은 졸업을 무사히 하고 글을 모르면서도 동사무소에서 대체 군복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이나 아픈 기억이 난다.

기가 막힌 이야기가 아닌가? 교육의 현장을 탓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몰라도 진급을 하고 상급학교에 진학을 하는 모순덩어리 속에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지금은 그런 학생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이런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가 교회에 다니면서 이런 영적인 무지 상황에 있지나 아니한지 걱정이 된다. 무조건 교회에 오게 하고 사회에서 무슨 일을 저지르든지 상관하지 않고 교인으로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면 직분을 주고 지도자의 생활을 하게 하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면 우리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기존의 교인들이 이단에 저리도 많이 넘어가는 것일까? 수많은 목회자들이 양성되어 주의 종을 사칭하도록 하는 지금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닌가 생각한다. 글을 몰라서 버스를 타지 못하는 학생이나 말씀에 무지해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믿고 행동을 한다면 글을 몰라서 버스를 타지 못하고 일상의 생활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과 다른 것이 없는 것 같다

교회 권사의 직분을 가진 이가 이단으로 넘어가서 교회의 지인들에게 집요하게 자신이 믿는 신앙을 알리는 일에 전념하는 것을 보고서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던 기억이 있다. 아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다. 믿는 것이 믿는 것이 아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많은 성도들이 말씀을 사모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영적으로 무지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그토록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교계의 지도자들이 해야 할 임무 중 가장 커다란 것 중에 하나가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를 믿는 자들에게 올바른 길을 알려주고 가는 길에 등불이 되는 일을 차근차근 가르쳐야 되는 어려운 시절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말씀을 알아가기 위해 더 노력하고 진리의 말씀을 사모하는 주의 자녀에게 바른 신앙교육을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더 이상 어둠에 빠져가지 않도록 교육하고 가르치는 일에 모두가 신경을 쓰고 함께 해야 한다. 교인들은 말한다. 좋은 교회, 좋은 목회자를 만나는 것이 복 중에 복이라고.

이러한 현상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교제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 아닐까? 어려운 시기에 비대면이 일상화 되어 있는 지금 신앙교육에 더욱 매진해 영적인 문맹자가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 지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즉 너희는 이 언약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하는 모든 일이 형통하리라 (신29:9)"



장도준 장로 / 춘천성광교회·강원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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