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청지기적 자세

지구온난화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청지기적 자세

[ 주간논단 ]

이재학 목사
2021년 07월 20일(화) 08:15
이재학목사
지구상의 생물들이 서식하기 위해서는 적당량의 온실가스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기체들이 필요한 양 이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경우 방출된 열이 과다하게 흡수되어 지구 열 균형에 변화가 생기고 결국 '자연적 온실효과'에 의한 온도보다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지구가 지나치게 더워지는 현상을 '지구온난화'라고 한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다룬 영화들을 보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문제가 인류에게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초래하는지 실감할 수 있다. 인간에 의한 급속한 물질문명의 발달로 지구는 심각하게 오염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생태계의 질서가 파괴되어 '생태계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인류사회의 발전과 인간의 편리함으로 인하여 생겨나는 자연파괴는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생태계를 무너지게 함과 동시에 인간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적인 재앙에 대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임의식에 대하여 몇 자 적고자 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한 후에 이 땅을 당신 대신에 다스리라는 첫째 소명을 주셨는데(창1:28), 자연재앙도 그 일을 잘 감당하게 만들려는 그 분의 배려일 것이다.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선 효율적인 치산치수와 영농법과 주거방식 등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 또 그런 과정 중에 번개를 통해 전기를 발명했듯이 인류의 삶에 큰 유익이 되는 여러 진전을 이뤄냈다.

바꿔 말해 자연재앙은 인류 멸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절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아 홍수의 심판 후에 하나님은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창8:21) 예수님도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나 그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라고 했다.(마24:7) 평소보다 아주 많은 자연재앙이 종말을 예시하는 징조일 수는 있지만 종말 자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는, 최근의 지구온난화 사태로 인해 지구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직 십자가 복음을 어떤 방식으로든 자기 주변에서부터 전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수 사랑의 공동체가 누룩처럼 번져나가도록 하는 일에 전념하면 된다.

그렇다고 이 사태를 외면하고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현재의 지구온난화는 이전의 상황과는 그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인간이 죄악과 탐욕으로 무차별적으로 자연을 훼손했고 공해 물질을 양산 배출한 결과이다. 자연재앙이 아니라 인간재해이다. 그 피해가 과학자들이 시뮬레이션 하는 예측보다 더 과할 수도 더 약할 수는 있으나 분명히 인류가 최초로 겪어보는 미증유의 사태이다. 바꿔 말해 자연재해 자체가 갖는 자정(自淨)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간이 어지럽혀서 온도가 높아졌기에 반드시 인간이 청소해서 원래 온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단순히 양극 지역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되는 것에 국한시켜선 안 된다. 하나님이 노아 홍수 후에 땅은 심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변화시켜야만 하는 이유는 인간이 그만큼 이 땅을 더럽혔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흙으로부터 지음을 받았다는 점과 자연이 생산하는 것으로부터 생존해 가야 한다는 점에서 자연과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에 대하여 존중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를 잘 보존하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임무이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가 인류 멸망을 부르는 최종적 원인이 아니며, 성경이 말하는 종말론의 영적 의미와는 별개이지만, 어쨌든 현재 급속히 진행 중인 인류의 재앙이다. 그로 인한 피해는 아무리 따져 봐도 엄청난 규모가 될 것이며 당장 우리 세대는 물론 우리의 2, 3세에게 바로 닥칠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지구를 보존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부과된 의무는 생태계의 지배와 보살핌에 대한 청지기적 소명이다. 칼빈은 자연에 대한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양해야 할 뿐만 아니라,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영속적인 통치와 보호에 대한 확신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이 생태계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할 때 생태계에 큰 손상을 입히는데 동조하는 것이 되고, 결국 그 피해는 자신과 후손들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이재학 목사 / 울산노회장·울산온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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