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나눔 사역

반찬 나눔 사역

[ 목양칼럼 ]

윤석근 목사
2021년 07월 14일(수) 12:59
필자가 하는 사역 중에 반찬나눔 사역이 있다. 지역에 20여 개 작은 교회가 초교파로 연합하여 '나눔과기쁨'이라는 단체를 통해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반찬과 필요한 물품을 나누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일이다. 그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되고자 힘쓰며 전도의 접촉점으로 생각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성탄절엔 작은 교회들이 십시일반 후원과 그동안 모은 회비를 기반으로 지역에 계시는 분들까지 후원을 받아 지역의 어르신들을 초청하여 모든 교회가 함께 연합으로 예배 드리고 우리들이 하는 일을 소개하며 쌀 나눔을 해 오고 있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행사를 하다보니 어느 의원께서 지역 식당들과 연결시켜 주어 한 식당이 반찬도시락을 2개씩 후원해 지금까지 이 일을 이어 온다. 식당이 잘 될 때에는 기쁨으로 주시지만, 어려움을 겪을 때는 하소연을 하는 분도 있어 때론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잘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매주 한번씩 방문해 지역의 소상공인들을 격려하고 위로한다. 이들의 도움으로 차상위계층에 있는 분들에게 나눔을 하는 것은 지역목회의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됐다. 이렇게 반찬을 나누면서 다문화가정을 만나게 되었고, 그 가정을 통해 많은 다문화 가정들의 형편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알게된 분 중에 어릴 때부터 다리가 온전치 못한 장애가 있는 혼자 사는 여성 분이 있었다. 그녀는 장애인에 속하지도 않고 수급자로도 해당되지 않아 하루에 한 끼 식사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연결이 되어 반찬을 나눠오다가 이젠 수급자가 돼 더 이상 나눔을 하지 않지만, 그 여자분은 작은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고 계신다.

가끔 술을 먹고 교회를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 때로는 밥도 안 먹고 술만 먹는 그들의 보호자가 되어 입원을 시키곤 한다. 그러다가 결국 돌아가셨고 경찰에게 연락이 와서 작은 교회 목사님들과 함께 장례식을 치러주기도 했다.

주민센터에서 연결해 주는 경우도 있다. 꼭 도움이 필요한데 주민센터에서는 도울 수 없는 분이니 반찬나눔을 부탁한다는 것이다. 고시원 옥탑 방에 혼자 사시는 분이었는데, 이 분께 반찬을 나누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요양센터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그곳에 계시는 다른 어르신 두분께도 반찬을 나누게 됐다. 하루는 젊은 분이 복도에서 조용히 필자를 부른다. "저도 줄 수 있어요?" "네. 그럼요". 이렇게 반찬 나눔은 필요한 분들에게 요긴한 도움이 돼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어려운 일을 당한 가정에는 '반찬'이라는 매개가 중요한 전도의 통로가 된다. 반찬나눔 사역을 통해 도움을 받는 교인도, 돕고 싶은 지역주민들도 종종 교회에 등록해 우리 교인이 되었다.

'아름다운동행'이라는 도시락 나눔 단체, '아름다운국수나눔' 등 가까이에 있는 단체들과 연대하니 나눔의 일이 수월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말씀 하시는데 일용할 양식이 부족함이 없는 그날까지 나눔의 사역은 교회가 계속 해야 할 사명일 것이다.



윤석근 목사 / 평화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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