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조 생태계'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조 생태계'

[ 주간논단 ]

안윤주 교수
2021년 07월 13일(화) 08:3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첫째 날에는 빛을, 둘째 날에는 하늘, 물, 땅을 분리하셨고, 셋째 날에는 식물을, 다섯째 날에는 동물을, 여섯째 날에는 사람을 만드셨다.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신 후, 사람에게 하늘, 땅, 물에 있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고 하셨다 (창세기 1장 28절).

창세기 1장을 환경과학의 버전으로 다시 써본다면, 태초에 하나님은 생태계(Ecosystem)를 만드셨다. 첫째 날에는 태양에너지를, 둘째 날에는 대기, 물, 토양의 비생물적 환경다매체를, 셋째와 다섯째 날에는 동식물의 생물군집을, 여섯째 날에는 사람을 만드셨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환경다매체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보살펴서 관리하라고 하셨다.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 (World Environment Day)'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2021년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를 '생태계 복원(Ecosystem restoration)'으로 정했다. 생태계란 생물군집과 이와 상호작용하는 비생물적 환경으로 구성된다. 태초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는 생물과 비생물적 환경, 그리고 생물과 생물 간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이 있었다. 그러나 호모사피엔스(Home sapience)는 생태계 생물군집의 최강자로 군림하며 비생물적 환경을 인간의 소유로 생각하며 마음껏 소비하고 사용해왔다. 그 결과, 비대면 사회에서 대면하게 된 대표적인 환경위기는 현재 급증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일 것이다.

이미 인류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던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더욱 악화된 상황에 놓여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지 1년 4개월이 되어가고 있고, 이로 인한 비대면문화, 배달의 일상화는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급증시켰다. 또한 소위 '호모 마스쿠스(Homo maskus; 마스크를 쓴 인류)'의 일상용품이 되어 버린 방역마스크도 주요 재질이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이다.

인간에 의해 생산되고 버려진 플라스틱은 환경다매체의 생물군집을 괴롭히고 있다. 폐어망에 몸이 감긴 물고기,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박힌 채 고통스러워하던 코스타리카 바다의 거북이, 각종 플라스틱 조각이 뱃속에 가득한 채 죽어간 어린 알바트로스 새, 부리에 플라스틱 고리가 끼어 굶어 죽어가던 인도 델리 습지의 황새,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사람에게 보살펴서 관리하라고 하신 생물들이다.

생태계 복원이란 생물이나 생물이 살아가는 곳을 훼손 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훼손 전의 생태계, 더 나아가 이상적인 생태계는 인간과 생물군집, 생물군집과 환경다매체가 조화롭게 공존했던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조 생태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생물들을 보살펴서 관리하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고, 각종 환경위기가 고조된 생태계를 최대한 복원하기 위한 모든 가능한 노력이 절실한 때다. 생태계 보호와 복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교회와 크리스찬들에게 맡기신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안윤주 교수/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높은뜻광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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