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자아상 버리고, 십자가의 이미지 되찾자

그릇된 자아상 버리고, 십자가의 이미지 되찾자

[ 특집 ] 제104회 총회 주제해설 ③사회의 변동과 교회의 대처 및 교회 이미지 실추 원인 분석

한국기독공보
2019년 10월 14일(월) 11:42
● 한국 사회 변동과 교회의 대처<요약>

저성장 시대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결해야 할 것은 물질주의, 즉 돈의 문제이다. 지금 우리 주변은 돈에 대한 걱정으로 모두가 터널 시야에 빠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터널시야(Tunnel vision)는 눈앞의 상황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파악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노후 생활, 자녀 양육 등의 모든 이면에는 돈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 서점에는 '돈'과 관련된 책들로 넘쳐난다. 출산율 0명 시대도 결국은 돈의 문제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먹고 살아야 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정작 진정한 행복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다. 저명한 기독교 저술가인 짐 월리스는 저서 '가치란 무엇인가(IVP, 2011)'에서 세계는 끊임없는 성공, 욕심, 탐욕을 위한 질문만을 해 왔고 그 결과 헤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불황보다 더 심각한 것은 가치의 위기라고 강조한다. 저성장 시대의 한국교회는 교인들과 사회를 향해 진정한 행복은 무엇으로부터 오는지에 대한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주변이 어려울수록 남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한다. 오직 자신의 문제만을 보고 그것을 해결하는 데만 집중한다. 개인만이 아니라 나라도 그렇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가장 힘든 사람은 청년, 노약자, 빈곤층, 어려운 자영업자들이다. '각자도생의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오직 경쟁에서 이기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더 심한 것 같다. 세계 가치관 조사를 보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이기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비율이 한국은 10.5%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29.2%, 일본 45.1%와 대조적이다. (세계 가치관 조사; World Values Survey 홈페이지 참조)

그럼 각자도생의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존 스토트 목사가 제시한 '살아 있는 교회의 표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그에 의하면 많은 교회들이 병들어 있는 것은 '그들이 그릇된 자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동호회처럼 같은 활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하나님을 예배하고 증거하며 세상으로 다시 보냄을 받은 백성이다. 각자도생 시대에 교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이다.

한국은 교육 수준, 연구 개발 투자, 자본을 기본 이상으로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것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는 데 있다. 바로 취약한 사회적 자본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은 정직하고 부패가 없고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서로를 믿는 신뢰 수준을 의미한다. 한국은 사회적 자본이 취약하다. 국가 차원의 사회적 자본도 취약하지만 교회의 사회적 자본은 더 심각하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1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교회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는 20.2%다. 목회자나 기독교인에 대한 신뢰 수준도 비슷한 수준이다. 사회적 자본은 다음 세대에 어떤 나라를 물려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핵심 자본이다. 교회가 물질과 기술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 낼 수는 있다.

류지성 박사 / 전 삼성경제연구소



● 한국 교회의 이미지 실추 원인에 대한 분석과 개선 방안<요약>

교회의 실추된 이미지를 다시 세우는 몇 가지 방안을 모색하면, 첫째는 목회자와 신자의 도덕성 및 사회봉사의 실천성 제고로, 목회자 윤리 규정 보급, 신자들의 생활교육 강화, 사회윤리에 대한 교육 강화, 대사회봉사의 체계화 및 강화, 검소하고 절제하는 생활, 교회 재정의 투명성 강화 등의 방법이 있다. 둘째는 종교적 포용성 및 교회 밖의 사람들과의 소통능력 강화로, 강압적이며 무례한 선교 지양, 타종교인들에 대한 배타적 행위 주의, 밖을 향해 열린 교회 지향, 젊은 세대를 향한 교회의 메시지를 마련 등이 있다. 셋째는 지적 수준의 고양으로, 상식 수준에서 교회의 일처리 방법을 다시 검토, 신학 및 사회 윤리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 문화 친화적 종교로 성장, 사회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 및 의견 표명, 무조건 보수적인 인상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방법 등이다.

교회와 그에 상응하는 선교 및 교회 구성원들의 바람직한 이미지를 정리하면 곧 '기독교의 고유한 영성을 강조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 소통이 원활한 교회'의 이미지로 귀결된다. '21세기 목회자의 이미지는 정의와 영성이 조화를 이루는데 있다'는 '목회와 신학' 1997년 10월 좌담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같은 책에서 양창삼 교수(한양대 명예)는 교회 이미지 갱신에 있어서 그리스도 중심성을 설명하며 "그리스도보다 개인을 드러내고, 자기 교회를 드러내 더 유명해지려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이미지화는 그리스도화이지 개인화나 조직화가 아니다. 교회의 이미지에서 그리스도가 발견되도록 해야 교회도 변하고 사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십자가의 이미지는 영성과 윤리, 기도와 행동, 개인적 경건과 사회 참여, 그리스도에 대한 복종과 이웃 섬김, 신앙과 삶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오늘의 개신교에 대한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 창조적 대안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이 사회를 향해 내보일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깃발이 십자가의 상징과 이미지임을 확신하며, 교단과 교회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노영상 목사 / 총회한국교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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