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9년 09월 27일(금) 10:00
제104회 총회 주제는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느2:17, 엡5:26~27)이다. 한국교회의 신뢰 하락과 교세 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말씀'과 '혁신'의 두 기둥을 주제에 담았다.

총회는 최근 3년간 '개혁하는 교회, 민족의 동반자'를 모토로 주제사업을 전개하였다.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2017)과 3.1운동 100주년(2019)을 계기로 삼았다. 2018년에는 마을목회를 통하여 교회개혁과 민족 동반자의 길을 모색하였다. 3.1운동을 예비한 1907 대부흥을 모델로 제103회기는 영적 부흥을 추진하였다.

인류는 문명사적인 전환기를 맞았다. 정보기술과 생명기술의 융합으로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민족국가의 등장, 과학기술의 발달, 산업화와 민주주의의 전진에 이은 급격한 변화이다. 핵무기 경쟁과 핵발전소 사고에서 확인하는 인류문명과 지구생명의 파국 가능성도 안고 있다. 지구온난화에서 확인하는 생태계 붕괴의 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한민족은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전쟁, 식민지, 분단의 3중고를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남북의 평화통일로 나아갈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최근 한·일 관계에서 확인하는 바와 같이 동아시아가 요동을 치고 있다. 우리 민족은 남북의 교류협력을 통하여 지정학적인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한국사회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변화를 겪고 있다. 출생률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과 함께 고령화, 다문화화, 세속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한국사회의 탈종교화도 심각하다. 2015년 센서스에서 기독교인구가 19.7%로 최대의 종교인구 비율을 기록했으나, 무종교인 비율이 56.1%로 절반을 넘어섰다.

한국교회의 현실도 만만치 않다. 2007년부터 시작한 교세 감소가 2011년 이후 대부분의 교단으로 번졌다. 우리 총회는 2010년 285만 명의 교인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2018년 말 현재 교세는 255만 4227명으로 8년 동안 30만 명가량 줄었다. 세례교인은 2015년 175만 명을 정점으로 줄고 있다. 2018년 말 현재의 세례교인은 168만 명이다.

한국교회 교세감소 원인은 교회 안팎에서 찾을 수 있다. 20세기 후반 한국교회 고도성장의 후유증, 성장 이후 교회제도의 미비, 지도력 이양의 위기, 교계 지도층의 윤리적인 흠결 등이 내부요인이라면, 1인당 GNP 3만 달러를 넘어서며 맞은 한국사회 변화가 교회 밖의 요인이다. 한국교회가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화, 세속화의 문제로 한국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 일대의 국가가 이러한 변화를 함께 겪고 있다. 20세기 후반에 교세가 급격하게 감소할 때 서구교회가 경험했던 사회변화와 흡사하다. 한국교회가 맞이한 위기현상이 만만치 않은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제104회기 총회 주제는 이러한 위기의식에 기초하고 있다. 개혁정신을 실천하는 거룩한 교회를 향한 절박한 소망을 볼 수 있다. 다시는 세상으로부터 조롱을 당하지 말자(느2:17)는 각오와 함께, 문명의 물결을 거스르는 도전정신이 담겨 있다.

한국교회의 개혁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믿음의 사건이 되어야 한다. 지도자들의 윤리적인 성결과 제도 정비로 시작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부흥의 사건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국교회는 말씀으로 새로워져서 정성껏 예배드리는 선교적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에서 확인한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오직 믿음, 오직 말씀, 오직 은혜의 푯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박해와 고난을 넘어선 3.1운동의 순교정신을 되살려서 민족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남북의 교류협력과 평화통일을 향한 디딤돌이 되어 정의와 평화를 향한 십자가 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신뢰의 위기 속에서 교세하락이 시작된 지 이미 10년이 넘었다. 2020년대는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우리는 2030년에 다시 부흥을 맞이하기 위하여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말씀 외에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총회가 제104회기에 '말씀'과 '혁신'을 화두로 삼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부흥을 꿈꾸며 한국교회의 겨울을 지혜롭게 극복하는 총회, 노회,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



변창배 목사/사무총장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