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지진구호를 마무리하며

인도네시아 지진구호를 마무리하며

[ 기고 ]

윤재남 선교사
2019년 08월 21일(수) 08:08
인도네시아 지진구호를 마무리하며



2018년 인도네시아는 수 년 동안 일어날 대규모 재난들이 한 해 동안에 수차례가 발생되어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7~8월엔 롬복 섬에서 규모 7대의 지진이 간헐적으로 세 차례나 일어났고, 9월 술라웨시섬의 빨루에서는 7.5 규모의 지진과 쓰나미와, 액상화 현상으로 마을 전체와 주민들이 가족들과 삶의 터전과 예배 처소들을 순식간에 잃게 되었다.

지진과 쓰나미가 일어난 현장은 처참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대형 호텔은 쓰나미로 초토화되었으며 트럭과 자동차는 엿가락처럼 휘어지고 부서져 있었다. 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엄청난 땅덩이 아래로 물이 흘러들어 땅이 떠내려 오는 액상화 현상으로 교회와 건물들이 밀려 내려가다가 순식간에 땅속으로 파묻혀 들어갔다. 약 4개 지역에서 액상화 현상이 일어났는데 각 지역마다 1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여기서 살아난 사람들은 지금도 진흙만 보면 그때의 장면들이 생각나 트라우마로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자는 총회 파송 인도네시아 선교사들과 함께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이름으로 인도네시아 현지 교단과 협력하여 신속히 구호사역을 진행하게 되었다. 롬복에서 3차례, 반튼 지역에서 2차례, 술라웨시섬에서 10차례, 파푸아 지역에서 1차례 등 10개월 동안 총 16번의 협력 사역을 통해 긴급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술라웨시의 빨루 지역에 8개의 교회, 2개의 사택, 30개의 임시가옥 등을 세웠다. 또한 람풍 지역에서도 8차례 사역을 진행했다.

사역의 진행 사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난 지역의 효과적인 구호 사역을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현지의 GPID(Gereja Protestan Indonesia Donggala)교단과 MDS(Mennonite Diaknoia Service) 사회봉사 단체와 MOU를 맺었고, 각 지역마다 구호사역이 진행되었다. GPID교단은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를 다시 건축할 교회들을 추천했으며 MDS는 실질적인 교회 건축을 진행했다.

한국교회의 구호사역은 한 마을 전체를 살리기도 했다. 술라웨시 섬 바투수아 마을엔 PCK를 통해 30채, MDS를 통해 50채의 임시주택이 건축되었다. 이곳에선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타 종교인들에게도 주택을 나눠줬다. 구호 사역을 통해 마을 주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위로와 사랑이 전달된 것이다.

1960년대 무슬림의 박해를 피해 신앙을 지키기 위한 크리스찬들이 모인 위나투(Winatu) 지역에도 교회가 건축됐다. 자동차로 3시간을 간 후 또 협소한 길을 따라 오토바이를 타고 1시간을 들어간 이곳엔 교회 두 곳과 227 가구가 있는데 앞서 이야기 했듯이 마을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다. 현지인의 오토바이 뒤에 타 뒤로 넘어질 것만 같은 가파른 경사를 따라 산꼭대기로 올랐다. 물자들을 오토바이로 날라야 해 건축 속도가 가장 느린 곳이었다. 교회를 건축하고 그 앞에 머릿돌을 세운다. 목회자들은 "함께 모여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가 생기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내 손을 꼭 잡고 한국교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하신다.

홍수로 피해 입은 파푸아 슨타니 지역에서도 지난 5월 21~26일 구호사역을 진행했다. MDS팀과 GIA 교단의 Pegansaan교회와 협력했다. 슨타니 지역은 호숫가 주변인데다 홍수로 인해 차가 물품 필요 지역까지 접근할 수가 없어서 보트로 어느 정도 접근을 하고 구호 물품을 나눌 때는 비록 쓰레기와 돼지 오물이 섞인 물이지만 스텝들과 현지 주민들과 함께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물품을 나누었다. 구호사역들이 마무리 되고 GPID 교단의 알렉스 총회장은 "몇 개의 건물을 건축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나눔을 통해 교우들이 받은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통한 상처의 치유"라며 예수 그리스도로 한 몸 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먹먹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교회와 삶의 터전을 잃은 기독교인들은 새롭게 형성된 처소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함께 모여 살고 있다. 교회가 무너진 자리에서 목회자가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오무(Gereja Omu)교회, 아주 깊은 산속에서 카카오를 팔아 살아가지만 초등학교까지 사라진 마을의 안띠오키아 아노이(Antiokia Anoi)교회, 큰 길가에 위치했으나 교회 앞쪽 큰 구멍이 뚫려버린 필라델피아 라꾸타(Filadelfia Lakuta)교회 등이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이곳에 새로운 교회들이 건축되어 하나님께 감사하며 서로 도우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회복되지 못한 곳도 많다.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 지역은 그 밑에 수천 구의 시체가 있지만 발굴 작업을 포기한 채 그냥 덮기로 했으며, 쓰나미 지역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선포돼 통제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인도네시아가 온전히 회복되고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이 치유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산하 성도들의 헌금으로 새로 세워진 교회들이 어려운 시기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달하고 많은 영혼을 구하는 방주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또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여러 재난으로 아파하는 모든 곳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사역 위에 하나님의 기름 부음이 넘쳐나길 바라며, 함께 수고한 인도네시아 모든 선교사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윤재남 선교사(인도네시아 선교사협의회 대표회장 겸 구호사역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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