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교회와 한국교회 타락의 공통점 '하나님 대신하는 인간'

중세교회와 한국교회 타락의 공통점 '하나님 대신하는 인간'

황대우 교수 지적, "인간 중심의 한국교회 개혁하는 길, 성경의 원천으로 돌아가야"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9년 05월 03일(금) 07:12
교회가 개혁돼야 한다는 외침이 교회 안팎에서 끊이지 않는 이유로 '교회가 하나님의 거룩한 구원을 위한 신적 기관이 아닌, 자신의 유익을 위한 인간적인 집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성공한 사람 중심의 집단으로 변질된 교회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500여 년 전 중세교회를 개혁한 칼빈의 개혁내용과 원리를 한국교회의 개혁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 연구한 황대우 교수(고신대)는 오늘날 인간 중심의 한국교회를 개혁하는 길은 '결국 성경의 원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신논단에 실린 '칼빈의 개혁 원리와 한국교회 개혁-성경의 원천으로 돌아가자' 제하의 논문에서 황 교수는 "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교회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고백하지만, 실제 최고 권위는 교회 내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개인이나 몇몇 사람에게 있다"면서, "이것은 한국교회의 분쟁역사가 보여주는 분명한 사실이요, 교파를 불문하고 한국교회 대부분의 공통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중세교회가 죽은 성자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 때문에 그들을 숭배하는 예배의 오류를 범했던 것처럼 오늘날 한국교회는 살아있는 신자들의 성공 스토리에 매몰돼 설교에서 하나님의 말씀 대신 인간의 성공담만 전달하는 예배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교회를 부흥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목사의 최고 가치로 평가하는 신자들, 하나님의 복과 세상에서의 성공이 정비례하는 것처럼 설교하는 목사 등 오늘날 한국 기독교가 추구하는 성공의 신학은 중세교회가 추구한 영광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영적 통증 없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고 싶고, 듣기에 편하고 좋은 것만 골라 설교를 듣는 교인들의 모습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오늘날 대형교회 교인들은 성경에 사로잡힌 말씀의 종보다는 자신들을 위해 춤출 수 있는 유능한 광대를 원한다"며, "설교를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사람의 말로 간주하는 것에서부터 설교의 권위가 무너졌고, 이와함께 말씀의 권위도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성경과 성경적 교리에 자신을 맞추는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은 사라지고 대신에 성경과 교리를 자신에게 맞추는 자기중심의 신앙생활이 유행한다"면서, 중세교회와 한국교회 타락의 공통점을 '하나님을 대신하는 인간'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교회가 개혁되어야 할 필요성에 관하여'(1543년), '기독교 평화와 교회를 개혁하기 위한 참된 방법'(1549년) 등 칼빈의 두 저술을 중심으로 연구했으며, 한국교회에 적용시킬 칼빈의 개혁 원리로 △성경을 실제적인 최고 권위로의 회복 △'성장' 목표에 매몰된 인간 중심의 기형교회를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목표로 삼는 정상교회로 개혁 △하나님 중심의 예배 회복 △예배와 삶이 분리되지 않는 생활의 개혁 등을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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