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예장 합동,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언어 폭력자는 성 폭력자 될 가능성 있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4월 03일(수) 11:40
"품격과 권위를 갖춘 자는 선택하는 단어도 다르다. 언어 폭력자는 성폭력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 총회장:이승희)가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예방'을 위한 총회 차원의 예방 교육을 진행했다. 인천 목회자 그루밍 성폭력 사건 이후 부각된 목회자들의 언어 및 성폭력 문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총회 차원의 공식 대응으로 보인다.

예장 합동 총회 임원회와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대책위원회(위원장:김종준)는 지난 1일 시작된 영남 권역과 2일 서울서북 권역, 3일 중부 권역에 이어 마지막 5월 목사장로 기도회 기간 중 진행될 호남 권역 교육까지 총 4차에 걸쳐 '언어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한다.

지난 2일 서울 대치동 예장 합동 총회 회관에서 열린 두 번째 교육에도 총회 직원과 목회자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언어폭력을 통한 사역자들의 품격 있는 언어생활의 중요성을 짚어보고, 한국사회의 미투 실태를 통해 교회 사역자의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이날 '언어폭력과 교회 사역자의 품격 있는 언어생활'에 대해 발제한 서울경찰청 형사과 박하연 경위는 "지난해 한국교회가 그루밍 사건으로 큰 위기를 겪었다. 특히 교회 안 일부 목회자들의 성폭력 사건으로 세상 사람들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자질이 변질됐다고 우려한다"며 "사역자들은 성폭력 가해자가 아닌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이 돼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박 경위는 한국교회 안에도 언어폭력으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언어폭력은 마음 속의 분노를 입을 통해 폭력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언어폭력을 하는 사람은 성폭력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예측하며 "최근 한 교회 담임목사는 부목사에게 '나이는 많아가지고','이 따위로 밖에 못해?', '평신도 보다 못한 놈', '여자가 무슨 설교냐' 등의 언어폭력을 가해 논란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이어 "언어폭력은 피해자에게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준다. 또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품성을 담는 그릇"이라고 정의한 박 경위는 "이제 언어폭력은 형법 제307조에 따라 '명예훼손 및 모욕죄' 등으로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다"며 한국교회 리더들의 품격과 권위를 갖춘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마지막날 강의에서 한국사회 미투 실태와 교회 사역자의 자기 관리에 대해 발제한 최영미 소장(대전폭력예방통합교육연구소)은 "교회는 가장 친밀한 관계, 신뢰한다고 여기는 만남의 공동체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읽고 존중해 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인간관계를 맺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터득한 통념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선에서 특정성에 유리하지 않은지 또는 불리하지 않은지 살펴보는 연습이 있을 때 성인지 감수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일 교육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부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사역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윤리적,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청결한 그릇이 되어야 한다"며 "깨끗한 도구가 될 때 하나님 앞에 쓰임 받는 그릇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희 총회장도 인사를 통해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예방 교육을 통해 우리 교회 사역자 모두는 성결한 모습을 새롭게 하기를 기대한다"며 "그래서 한국교회 전체를 생각하며 자기의 의무와 사명을 잘 살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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