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종 떠나 한마음으로 애도, 연대 표명

종교와 인종 떠나 한마음으로 애도, 연대 표명

뉴질랜드 테러에 WCC CCA 등 세계교회 위로의 마음 전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3월 26일(화) 08:19
테러범이 원래 계획했던 더니든의 모스크 앞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꽃들. /사진 김형균 선교사
21일 더니든 Forsyth Barr 스타디움에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150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사진 김형균 선교사
추모 및 평화 행진을 위해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사진 김형균 선교사
뉴질랜드의 이슬람 사원 두곳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총격 테러로 50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전세계 교회가 테러 행위를 규탄하고, 종교의 다름을 넘어 함께 슬퍼하고,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호주 출신 백인 남성 28살 브렌턴 태런트는 지난 15일 이슬람사원에 난입해 총을 난사하는 당시 상황을 SNS로 생중계했고, 범행에 앞서 백인이 살아남기 위해 이민자들을 없애야 한다는 취지의 선언문을 발송하고 인터넷에 올려 전세계인들을 경악케 했다.

사건 발생 후 세계교회협의회(WCC) 올라프 픽세 트레이트 총무는 성명을 통해 "기도시간에 여성과 남성, 아이들을 향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은 모든 종교인들을 공격한 것이고, 우리를 하나로 묶는 평화로운 공존과 인간성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WCC는 이 시간부터 모든 무슬림, 특히 뉴질랜드 아오테아로아(Aotearoa)의 무슬림과 연대하고,이 테러 행위의 배후에 있는 증오와 위험한 이데올로기들을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또한, 트베이트 총무는 "WCC는 세계의 무슬림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대화를 계속할 것"이라며 "모든 크리스찬들이 예수님의 길을 따라 모든 이웃, 특히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소수자들을 존중하고 함께 평화롭게 살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교회 지도자들도 19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뉴질랜드와 전 세계 이슬람 공동체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 뉴질랜드 기독교 공동체 전체는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유족이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충격을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평안이 함께하시기를 간구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며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뉴질랜드 사회 구성원 모두를 존중하고 친절을 베풀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우리는 뉴질랜드 땅에서 인종적 증오가 절대 용납되지 않는다고 믿으며,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인간으로서, 그리고 같은 뉴질랜드인으로서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질랜드장로교회 총회장 파카오포 카이오 목사는 "사람들이 폭력으로 목숨을 잃고 부상을 당한 이 무거운 상황에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할 정도로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이웃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름을 알고, 빵을 나누며, 그들의 가치와 신앙을 이해해야만 증오와 공포에서 벗어나 이러한 폭력을 없앨 수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또한, 지난 17일 주일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전세계에 임하도록 예배 전 모든 교회들이 침묵기도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의 매튜스 조지 추나카라 총무 또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종교와 인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은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의 마음을 담아 고통을 받고 있는 희생자들과 그의 가족, 뉴질랜드 무슬림 형제 자매들에게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라고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추모 및 평화 행진을 위해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사진 김형균 선교사
뉴질랜드 더니든에서 사역하고 있는 총회 파송 김형균 선교사는 "테러범이 더니든에 살던 사람으로 원래 테러 목표물이 더니든의 이슬람사원이었다는 것이 알려져 큰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교회도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아픔을 겪는 뉴질랜드 사회를 위해, 많은 이민자들이 받은 충격이 잘 치료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선교사는 "테러 후 사람들이 또다른 테러가 발생할까봐 외부 출입을 꺼려하고, 공항의 경우는 며칠간 폭발물이 있을 가능성 때문에 통제됐다"며 "교회들도 무슬림권 단체들과 연계해 애도의 뜻을 표하고 더니든에서 열린 추모행사에도 지역 인구의 5분의 1이 참여할 정도로 전국민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뉴질랜드장로교회도 총회장 서신을 통해 지난 17일 주일 모든 교회가 침묵기도를 드렸지만 한쪽으로는 이슬람이나 다른 테러분자들의 보복이 있을까봐 경계를 하고 있다"며 "뉴질랜드에서 무슬림들은 소수자이며,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무슬림 어린이들은 추가 테러 우려에 학교를 못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2019년 장신대 글로컬현장교육원의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뉴질랜드장로교회를 방문했던 장신대 학생 16명도 테러 사건 이후 자신들의 마음을 담은 서신을 뉴질랜드장로교회에 발송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자행되는 폭력과 차별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치유와 화합의 공동체로 불러주신 것을 기억하며 당신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연대를 표명했다. 또한, "우리의 연대를 통해 하나님께서 극심한 고통을 새롭게 회복시키시고 변화시키실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의 사도로서의 뉴질랜드장로교회의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