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변혁' 실천하는 삶 살아야

'문화 변혁' 실천하는 삶 살아야

[ 시론 ]

강정희 교수
2019년 03월 26일(화) 19:00
버닝썬 관련 사건을 접하고



강남의 클럽이 버닝썬에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접하면서, 소위 기독교윤리학 전공자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그저 수면으로 떠오른 것이 아닌가?' 하면서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언론보도 등의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이 최근의 문화관광부 장관 지명자가 '인성이 문제'라고 한 발언, 즉 연예들의 인성 문제, 혹은 개인적인 일탈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다. 어쩌면 천민자본주의적인 사회의 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으로 상징되는 탐욕을 드러내는 것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사회의 토양 위에서 이런 문제들이 파생되고 있다는 인식이었다.

처음에는 유흥업소에서 발생한 단순 폭행으로 보였던 사건이 마약, 성 접대, 경찰과 유착, 탈세 의혹, 그리고 가수 정 모 씨의 불법 동영상 촬영과 유출로 이어졌다. 또한 김 모 전 법무차관의 예 같은 성관련 사건 등에 이르기까지 사회전반에 이런 일들이 만연된 것을 보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사도 바울이 디모데후서 3장에서 이야기하는 말세의 모습인, 자기를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는 무정한 세대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회는 일반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사회 시스템으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그로인해 한쪽은 방종한 문화가 그리고 한쪽은 먹고 살기가 막막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사회이다.

소돔과 고모라가 망한 이유는 성적으로 방종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것과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 바로 에스겔 16: 49, 50에서 "그의 딸들에게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여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주지 아니하며 거만하여 가증한 일을 내 앞에서 행하였음이라"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공평하지 않고 무정한 사회이다.

어쩌면 이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벌레로 만든 단백질 양갱 같은 것으로 배를 채우며 연명하는데, 한쪽은 술과 마약 등에 찌든 방탕한 모습을 연출한 영화 '설국열차'에서 보여준 모습이 우리가 사는 사회의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다. 그런 곳에서는 사람이 탐욕의 도구가 되고, 특히 여성이 성적인 상품으로 여겨지게 일이 빈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욕망으로 불타는 '버닝썬'을 취재한 주원규 작가가 "돈이나 권력이면 자신들의 뜻대로 설계할 수 있다는 시도가 근절되고, 여성을 성 상품화하고 돈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사라지도록 깊고 넓으면서도 지난한 작업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고 주장하는 모습에 우리 한국교회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영국의 기독교윤리학자인 로빈 길(Robin Gill)은 21세기의 교회는 '도덕적 리더십'을 행사하는 '도덕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말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가슴 깊이 새기고 어떻게 온전한 기독교적인 도덕성을 이 사회에 보여줄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에 따른 실천을 모색해야할 것이다. 특별히 리처드 니버의 '문화의 변혁자인 그리스도'의 유형의 대표자 중의 하나인 칼뱅의 후예인 우리들은 먼저 이러한 사회와 세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쉽지는 않겠지만 변혁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도모하는 사순절이 되면 좋겠다.

강정희 교수(한일장신대 기독교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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