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정신, 누가 계승할까

3.1정신, 누가 계승할까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9년 03월 04일(월) 12:35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다양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한국교회총연합 등 한국교회 연합기관들이 주최한 기념대회와 정부가 주관한 기념식은 물론이고, 도교 등 타종파, 기념대회와 별도로 집회를 연 기독교 연합기관, 여러 정치적 이념에 따라 모인 단체들이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이들 중에는 3.1정신을 후손들에게 계승하자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인 단체가 있는 반면, 정부, 일본, 친일파, 북한 등에 대한으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집회도 있었다. 다만 공통적인 것은 모두가 100년 전 3.1정신의 실천과 계승을 강조한 것.

한국교회 기념대회에선 오늘날 3.1운동의 계승을 '약자에 대한 구원과 자유의 선포'로 정의하며, 교회가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또 다른 교계 연합기관이 주관한 집회에선 '대통령 탄핵 및 북한과의 바른 관계 형성'을 3.1정신 실현으로 보기도 했다.

본보는 제100주년 3.1절을 앞두고 당시 3.1운동에 적극 동참했던 교회들을 현장취재하며, 과연 어떻게 3.1정신을 계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유공자 후손과 현장 사역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3.1정신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내어놓은 결단이었기에, 그 계승도 자기 희생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3.1정신은 체계나 설득력을 갖춘 사상이 아니었다. 자신이나 세력을 드러내기 위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민족의 위기 앞에서 자신을 희생한 개인들의 선택이었다. 아무리 숭고한 뜻과 계획을 세워도 그 것을 이루기 위한 구성원들의 희생이 없으면, 그 정신은 실현될 수 없다.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와 신앙인들의 주장과 다짐이 '스스로 무엇을 내어놓을까'에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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