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회담 합의 결렬...교계도 결과에 당혹

북미 회담 합의 결렬...교계도 결과에 당혹

NCCK..."남북교회 교류 차질 빚을까 우려, 자주적 노력 기회 삼아야"
교계 대북 지원 단체들...북미 정상회의 결과 낙관해 예상한 올해 주요 사업 수정 불가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2월 28일(목) 18: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종료되어 '남북 평화 프로세스'도 큰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린 제2차 정상회담에서 회담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각각 숙소로 돌아간 뒤 트럼프 대통령 단독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은) 제재가 쟁점이었다"며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요구했으며, 미국으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된 후 대북 제재를 풀 수 있다는 미국의 입장과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완화를 얻어내려 했던 북한의 입장 차가 커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정부도 예측하지 못한 회담 결과에 당혹스런 모습이다. 정부는 남북 철도 연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을 가졌지만 북미 정상이 회담에서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하면서 남북 경협 제재 유예 등도 상당한 시간 동안 추진할 수 없는 과제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해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될 가능성도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인해 2차 북미회담 이후 북한교회와의 교류 및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계획했던 교계의 여러 단체들도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하고 있다.

교계에서 한반도 평화운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또한 이번 회담 합의 결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NCCK 이홍정 총무는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어 당혹스럽고 힘이 빠진다"며 "그러나 한반도 평화환경을 조성하는데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기대했던 바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해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된다. 이런 때일 수록 우리 교회와 민이 다시 한번 역사의 주체의식을 갖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총무는 "북미정상회담이 소정의 결실을 맺지 못하고 상당기간 체류할 가능성이 있는만큼 남북이 조금 더 자주적 노력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도 그동안 민을 배제하고 정상들간, 정부 간의 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수렴해갔는데 이제는 민과 함께 가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올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주요사업으로 정하고 추진 예정이었던 한 단체의 실무 대표는 "올해 기관의 주요 사업을 대북 관련 인도적 지원으로 맞추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당혹스럽다"며 "우리 기관 이외의 모든 대북 사업 관련 기관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을텐데 향후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사업 전개의 유무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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