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을 찾고 싶습니다.

'답'을 찾고 싶습니다.

[ 주간논단 ]

신광주 장로
2019년 02월 19일(화) 10:00
'교육'은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교육'은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하나는 무엇을 가르쳐 삶에 적용케 하느냐 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안에 감춰진 것을 꺼내어 실천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앞의 의미에서는 지식을, 뒤에서는 지혜를 강조한다. 그런데 이 중에 무엇이 옳고 무엇이 우선임을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지식을 무시할 수도 또 지혜를 폄하할 수도 없는데, 이는 정보와 지식을 알고 문명의 이기에 적응해야 함과 동시에 혼자가 아니기에 바른 성품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모두 인간에게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많은 지식을 가르친다. 사실 '살아가는데 이 모든 것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의 많은 종류와 양의 지식을 강제로라도 머릿속에 집어넣게 한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10개가 넘는 과목을, 10명이 넘는 선생님에게 배우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는 많은 문제와 아픔이 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이를 해결하고자 사회와 가정 또 인성과 감성이라는 책장을 다시 찾는다. 그러면서 모두가 같은 이야기를 한다. '답이 없다!'

우리의 신앙도 삶이다. 영과 마음 그리고 지혜와 지식이 합하여 선을 이루고 그것을 실천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삶이 바로 신앙이다. 절대자 하나님을 인정하고, 죄를 고백하며 예수님을 구주로 인정하고, 예수님을 따라 살아가는 고귀한 삶이 신앙이다. 그래서 신앙도 역시 '교육'을 필요로 한다. 모세, 다윗, 솔로몬과 같은 믿음의 인물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글로 써서 지식과 지혜를 후세에게 가르쳐주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을 가르치고 지켜 행하게 하라는 교육의 사명을 주셨다. 교회는 이 말씀을 따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신앙을 교육하지만, 입시가 우선되는 현실에서 신앙교육이 바르게 이루어질 수 없음을 경험하게 된다. '답이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경신고등학교는 기독교학교이면서 인문계고등학교다. 그래서 대학입시를 위해 학생들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좋은 성과를 위해 교사 역시 최선을 다한다. 그와 더불어 학교의 설립 목적인 선교와 신앙교육을 중시하기에 예배와 성경교육을 한다. 이런 교육과정에 대해 어떤 이들은 의문을 갖는다.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에 매주 모여 예배를 드려야 하나?' '거기다가 성경을 가르치고, 신앙수련회를 꼭 해야 하나?' '여기가 교회인가?'

물론 세상의 논리로 본다면 이러한 교육은 다른 학교에 비해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고, 우리 학생들이 타학교 학생들에 비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학교에서 필자의 30년 경험은 결코 그게 사실이 아님을 알게 해 주었다. 오히려 교육의 현실을 고민하고 아파하는 이들을 향해, 또 신앙교육의 한계를 걱정하는 이들을 향해, 이야기 할 수 있는 소중한 '답'을 알려 주었다.

그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만났다. 그들 중에는 기독교학교를 통해 신앙을 갖게 된 학생들도 있고, 믿음을 갖지는 않았지만 성경 속에서 마음의 평화와 지혜를 얻었다는 친구들도 있다. 졸업생 중에는 삶의 어려움을 겪었을 때 고등학교 시절의 신앙경험을 기억하고 교회를 다니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기독교학교 안에서 신앙이 성장해 목회자가 되는 이들도 있다. 몇 해 전 만난 한 학생은 학교의 기도실에서 매일 이른 아침 기도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친구였다. 목회자 자녀도 아니었고, 목회자가 되려는 것도 아니었지만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삶이 너무 좋다고 했고 그렇게 3년을 지냈다. 졸업 후 그는 종종 학교를 찾아와 이야기한다. "이 학교를 다닌 것이 하나님의 큰 축복입니다. 많은 것을 얻었어요. 너무 감사해요!" 그렇게 그에게는 '답'이 있었다.

신임교사를 뽑기 위한 면접에서 지원자가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곳에 다음세대를 위해 보내신 선교사로 일할 것입니다!" 그는 소망대로 교사로 일하며 많은 학생들 전도하고, 동료교사들을 위한 많은 봉사를 한다. 늘 희생하는 그이지만 그는 언제나 행복해 보인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신앙과 직업의 괴리 문제로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는 '답'을 알고 있었다.

필자의 학교에서는 '학부모기도회'를 한다. 이 모임의 취지는 교육상황에 힘들어하는 자녀들을 위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녀의 삶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학교를 위한 기도모임이지만 보통은 자녀의 입시와 성적을 위해 기도하려는 마음으로 학부모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임을 거듭하면서 학부모들은 자녀들과 자신들이 겪는 한계, 고민 그리고 자신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그것을 믿음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 기도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은 기도 가운데 '답'을 찾는다. 하나님 안에서 한계를 인정하고 고민을 인내하며, 그 안에서 겸손을 배우며 참된 소망을 찾는다. 필자가 볼 때 엄청난 변화를 이룬다.

마태복음 28장의 말씀이 생각난다.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그렇다! 가르치고 그것을 행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고 신앙교육이며, 주님이 주신 사명이다. 주님은 이를 행하는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실 것이라 약속하셨다. 이것이 우리가 찾아야하는 '답'이 아닐까?



신광주 장로/경신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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