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18살...졸업생 없이 열린 졸업식

언제나 18살...졸업생 없이 열린 졸업식

단원고, 지난 12일 세월호참사 희생 학생들의 명예졸업식 열어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9년 02월 14일(목) 17:53
지난 2월 12일 단원고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 250명의 명예졸업식이 열렸다. 학생들이 앉지 못한 의자에는 졸업장과 졸업앨범 꽃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단원고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을 위한 명예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이 참석해야 할 자리에는 엄마와 아빠가 참석해 자리를 채웠다.

유예은 양의 아버지이자 박은희 전도사의 남편인 유경근 씨(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는 "아내는 마음이 힘들어 가족 중 혼자 졸업식에 참석했다"며 "빈 의자를 보며 아이의 부재를 또 한번 실감하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명예졸업식은 행정상 편의를 위해 희생당한 아이들을 불명예스럽게 제적처리한 교육기관의 관행을 타파한 것"이라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 교육부와 학교 측에 요청한 것들이 착수되거나 진행되는 과정에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4.16가족협의회는 희생당한 아이들의 명예졸업, 기억교실 복원, 민주시민교육원 건립, 단원고 추모 조형물과 기억공간 마련 등을 요구해왔다. 유가족들의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사회적 참사로 희생당한 아이들은 행정적 편의를 위해 더 이상 제적처리되지 않고 명예졸업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졌다.

졸업생들이 펴보지 못한 졸업앨범.
유경근 씨는 "원래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졸업식은 2016년 2월이었지만, 그동안 미수습자가 남아 있어 모두가 졸업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 것"이라며 "엄마 아빠들이 많이 못 올줄 알았는데 많이 오셨고, 시민들도 많이 참석해주셨다"며 "아이들 이름이 한명씩 호명될 때 사진이 띄워진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는 유가족, 재학생, 교직원, 유은혜 교육부장관 사회부총리, 이재정 경기 교육감과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강당을 가득 매우고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했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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