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청소년들의 진로 찾기

위기 청소년들의 진로 찾기

[ 현장칼럼 ]

김형근 소장
2019년 02월 11일(월) 10:36
2018년 발표된 청소년 통계에서 청소년 상담(464만3628건) 내용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1.대인관계(125만7287) 2.학업·진로(82만6084) 3.정신건강(56만7981) 4.일탈·비행(44만2572) 순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대인관계 고민 유형이 많아졌지만 십대 청소년들의 학업·진로 고민은 항상 1, 2 순위로 높게 나왔다. 가정과 학교에서 벗어나 있는 위기 청소년들에게 기본적인 자기보호가 최우선이겠지만, 의식주 문제가 해결된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검정고시를 통해 고졸까지 학업을 마치는 것이고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진로 고민이 중요하다. 위기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해 학업과 진로는 무엇보다 해결되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2002년부터 현장에서 학교 밖 청소년들과 가정 밖 청소년(가출청소년)들을 만나 오면서 진로를 지도했던 경험을 나누어 보고자 한다. 교회 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나 가정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을 돕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러 경로로 만나온 청소년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사례별로 다 다르고 위기 정도나 복합적인 문제를 가지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현장에서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건강한 자아존중감을 가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생각해 보자.

첫 번째 유형은 외부에서 볼 때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건강한 가정이지만, 청소년이 방황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성적에 대한 압박, 형제나 자매와의 비교, 희망 진로에 대한 보호자 반대 등으로 '나를 찾아가는 방황'을 한다. 대부분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성취 경험을 통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간다. 다만 성장 과정에서 부모의 끊임없는 비교 속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해 온 경우라면 현재 우월감과 열등감의 사이에서 널뛰기하고 있을 수 있기에 '자신은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소중하다'는 깨달음을 주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두 번째 유형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만나 왔던 청소년들인데, 건강한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이다. 해체된 가정에서 성장한 경우나 아동학대나 어른들의 방임을 통해 부모의 정서적인 지지가 거의 없이 아동 시기를 지난 청소년들의 경우 학습에서나 활동, 다양한 영역에서 성취 경험을 가지지 못한 사례들이 많다. 이들에게는 적절하고 지속적인 성취 경험 제공을 통해 개인에게 주어진 과제를 해 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이 높아지고 그 과정 중에서 난관을 만나게 되더라도 끈기 있게 극복 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관건이다.

만일 자아효능감이 낮은 상태를 지속하는 가운데 진로 및 직업 탐색 활동을 진행한다면, 실패 경험을 반복시켜 오히려 청소년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가령 자동차를 좋아해서 자동차 정비를 배우고 싶다던 태준(가명)의 경우는 정비업체의 자립지원 교육과정에 참여하도록 연계해 주었지만, 이론교육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더니 무단으로 그만두고 쉼터를 퇴소했다. 이러한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하나로쉼터에서 '나도 스스로 해 낼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활동들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편에서 하나로쉼터의 활동을 소개하겠다.



김형근 소장/군포하나로남자중장기청소년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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