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부패의 사각지대인가?

교회, 부패의 사각지대인가?

[ 논설위원칼럼 ]

양원용 목사
2019년 01월 21일(월) 10:00
얼마 전 고위 공직자를 만나 시국에 대한 대화 중 그가 하는 말이 "부패의 사각지대가 몇 곳이 있는데 그 중에 한 곳이 교회"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그 말에 필자는 총 맞은 것 같았다. "교회가 부패의 사각지대인가?" 사회가 한국교회를 보는 눈이 심상치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거룩하며 신성한 교회를 부패의 사각지대로 보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것은 한국교회 위기이다. 한국교회가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총회에 기구개혁위원회가 있다. 매년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기구와 제도를 개혁한다고 하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 제104회 총회를 준비하면서 이번에는 '혁신 및 기구개혁위원회'로 명칭을 바꾸었다. 혁신을 강조하였다. 개혁정도가 아니라 혁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기구개혁위원회와는 사뭇 다르다. 위원회가 모일 때마다 부총회장이 참여하여 격려하며 지켜보고 있다. 올 가을 총회에 혁신을 꼭 해야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한 것이다.

하나님의 구속사를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 만물의 문을 여는 태초의 세계이다. 둘째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복음의 문을 여는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이다. 셋째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의 문을 여는 개혁의 세계이다.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린 가톨릭에서 종교개혁으로 신앙과 복음의 본질을 찾고자 했던 개신교회를 '개혁교회' 라고 한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고 칼뱅과 같은 개혁자들이 세운 프로테스탄트, 개신교회를 가리켜 'Reformed Church' '개혁교회' 라고 부른다. 'Reform'은 'Re' 단어와 'form' 단어가 합성된 단어이다. "본래의 form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종교개혁자들이 외쳤던 본래의 form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무엇인가?

1970년대에 교회 성장학이 활발하게 연구되며 많은 목사들과 교회가 교회성장에 최선을 다하므로 메가교회, 즉 대형교회가 많아졌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와 미래교회 모습은 메가교회가 아니라 메타교회 이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메타교회는 미국 교회성장학자 칼 조오지(Carl George) 박사가 처음 소개한 것으로 메타와 교회를 합쳐 'meta church movement'이다. 메타란 말은 헬라어로 '갱신하다, 회개하다, 개혁하다'는 뜻으로 메타교회는 개혁하는 교회를 의미한다. 이 시대에 필요한 교회는 개혁하는 교회이다.

이 시대에 한국교회의 비본질은 무엇인가? 세속주의이다. 세속주의 특징을 여러 가지로 말할 수 있지만 단순화하면 물질주의이다. 한국 사회는 물질적 발전에 상응하는 정신적 가치를 세우지 못한 것이 문제이다. 물질주의의 병폐는 사회가 극도로 산업화되면서 물질주의 가치관을 규제할 윤리적, 도덕적 대책을 세우지 못한데서 기인한 황금만능주의 사상이다. 교회의 문제 중에 하나가 돈이다. 세상적인 가치 기준에 물든 교회의 모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몇 명이 모이는가? 예산이 얼마인가? 교회당을 잘 지었는가?"로 교회를 평가하려는 생각이 세상적인 가치기준이다.

바다에 보리새우가 있다. 보리새우는 자주 허물을 벗어야 살 수 있다. 새끼 때는 허물이 부드러워 쉽게 자주 벗으므로 성장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허물은 딱딱해져 벗기가 어렵다. 마치 단단해진 허물이 자신을 보호하여 주는 것으로 벗으려고 하지 않는다. 허물이 딱딱해져 더 이상 허물을 벗지 못하면 그 허물에 갇혀 보리새우는 죽는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옛날에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변하는 시대이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무섭게 변화 되어가고 있다. 결국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든 변하지 않으면 무너지고 망한다. 사람들은 이 진리를 알고 있기에 정부가 변화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회가 변화해야 한다고 탄식한다. 교회도 예외 일 수가 없다. 그러나 자신은 변화하지 않는다. 문제는 모든 것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자신만은 변화되지 않고 있다. 내가 변화되어야 가정이 변화될 수 있다. 내가 변화되어야 사회가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내가 변화 되어야 교회도 변화 될 수 있다. 내가 건강한 성도가 되어야 교회도 건강한 교회가 된다. 그러므로 '기구나 제도보다 사람이 문제'다 우리는 한국교회를 부패의 사각지대가 아니라 복음으로 민족의 소망이요 구원의 방주가 되게 하자.



양원용 목사/광주 남문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