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

쯔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1월 08일(화) 15:53
올해는 쯔빙글리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67개 논제를 내걸고 종교개혁을 펼치기 시작한 지 500주년이 되는 해다. 쯔빙글리는 예배의식의 근본적인 개혁과 교회 정치의 주권이 교회에 있음을 주장하는 등 스위스 종교개혁의 중심 인물이었다. 스위스에선 1519년 쯔빙글리가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교하겠다고 선언한 다음 날부터 마태복음 1장부터 설교하기 시작한지 450년이 되던 1969년을 '쯔빙글리의 해'로 정하는 등 스위스인들이 쯔빙글리를 얼마나 존경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쯔빙글리가 스위스 종교개혁을 펼치기 시작한 지 500주년을 맞아 우리는 지난 5일 두 기관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를 보면서 이 시대의 개혁 과제에 다시 한번 주목할 수밖에 없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지난해 117개 교회를 대상으로 209회 상담을 실시한 결과, 가장 많은 교회분쟁 유형은 '재정전횡'과 '인사 및 행정 전횡'이라고 밝혔다. 교회문제상담소는 "교회 안에서 목회자에 의한 전횡이 가능한 것은 목회자에게 집중된 교회 내 권한이 권력으로 변질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난 한 해 접수한 성폭력 86건 중에 목회자가 교인에게 성폭력을 가한 경우는 51건으로 전체의 59%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교회성폭력대책위원회도 지난해 5월 개소한 후, 성폭력 피해 상담 6건이 접수됐다.

2017년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우리는 한 목소리로 한국교회의 변화와 개혁을 외쳤지만 지난 2년간의 성적표는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다. 결국 이 시점에 이르러 구호만 요란했고 변화와 실천은 미흡했다는 한국교회 스스로의 평가만 남았다.

힘차게 새 출발하는 2019년, 한국교회는 다시 쯔빙글리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았다. 나부터의 개혁이 필요한 이 때,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했다"는 사도바울의 고백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고백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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