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책임지는 교회

세상을 책임지는 교회

[ 논설위원칼럼 ]

김철안 목사
2018년 12월 31일(월) 10:00
책임을 영어로는 'Responsibility'라 쓴다. 이 단어는 어떤 일에 대한 반응(Response)이란 단어와 능력(Ability)이란 말의 합성어(合成語)로 '어떤 도전 혹은 자극에 대한 반응 혹은 응답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1889 ~1975)는 역사(History)를 정의하기를 '한 민족이나 한 국가가 안과 밖으로부터의 도전(Challenge)에 대한 응전(Responce)'이라 하였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에 판단 기준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책임감이 있느냐 없느냐'를 본다고 한다. 비록 다른 점에 있어 이상한 사항이 있어도 책임감이 있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으로 반대로 책임감이 없는 사람은 다른 점들이 정상적으로 보일지라도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교육이란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기 자신의 선택에 대하여 스스로가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삶을 사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럽의 스위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 중 하나이다. 국제통화기금이 금년 4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는 국민 1인당 GDP가 7만8242달러로 룩셈부르크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스위스는 국토의 대부분이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 나라로 과거에는 아주 가난한 나라의 대명사로 다른 나라에 돈을 받고 군인을 보내는 용병 산업으로 국가가 존립한 적도 있다.

스위스 중부에 위치한 '루체른 시'는 인구 8만 명 정도의 도시인데 거기에 프랑스 대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왕의 일가를 위해 궁전을 사수하다가 전멸한 786명의 스위스 용병들의 넋을 기리는 조각상 '빈사의 사자상'이 있다. 사자는 심장에 부러진 창이 꽂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누워 있으며 앞발로 부르봉 왕조의 백합 문양이 새겨진 방패를 붙잡고 있는데 이는 죽어가면서도 왕실에 충성했던 용병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고용했던 루이 16세를 위해 프랑스 시민군과 맞서 싸웠는데 프랑스 근위병들도 다 도망가고 궁전이 함락당하기 전에 루이 16세는 스위스 용병들에게 모든 것이 끝났으니 "용병 계약을 철회할 터이니 너희는 도망가도 좋다"고 했고, 나아가 시민군들마저도 외국인을 죽일 이유가 없다고 떠날 것을 요청했지만 용병들은 끝까지 싸웠다. "우리가 살기 위해 도망간다면, 후세에 누가 우리 스위스 인들에게 용병 일을 맡기겠는가?"하는 것이 거절의 이유였단다. 그래서 작가 마크 트웨인은 이 조각상을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픈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스위스 용병들은 충성의 가치와 책임감을 피로써 나타냈다. 책임감과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킨 스위스 인들이기에 오늘 날 온 세계로부터 많은 돈들이 비밀은행에 맡겨지고 있다. 저들은 이자 대신에 오히려 수수료를 물리고 있으며 명품 브랜드인 롤렉스 시계도 용병 정신에서 출발한 것이란 말을 들었다. 현대와 미래의 사회를 신용사회라고 부른다. 인간관계도 신용을 잃으면 끝나게 된다. 신용, 책임감을 중시하는 개인이나 국가가 종국에는 잘되게 되어 있다.

새해에도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적만하고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무책임한 사회 현상을 탓만 하지 말고 이 시대에 교회와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국가와 사회의 현재 역사를 맡겨주셨다는 책임감과 사명의식으로 도전에 당당하게 반응(Responce)하는 일에 앞장서는 교회와 교단, 신앙인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철안 목사/김제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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