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세상의 소망이다

교회는 세상의 소망이다

[ 목양칼럼 ] 손세용 목사4

손세용 목사
2018년 12월 28일(금) 11:33
2019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 거의 다 지나갔지만 올해는 거리에서 성탄캐럴을 듣지 못한 것 같다. 심지어 교회들조차 성탄장식을 줄이는 분위기가 됐다. 도심 대로변에 위치한 우리교회는 올해 나름 정성스럽게, 그리고 좀 과하다 싶게 성탄장식을 했고, 필자는 아는 목사님들께 문자메시지로 그 이유를 알렸다.

언제부터인가 이 시대 교회들은 예수님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조심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12월이 돼도 예전엔 흔히 볼 수 있었던 첨탑에서 늘어뜨린 오색 전구의 불빛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새벽에 교우들 가정을 찾아다니며 부르던 성탄절 찬송은 이미 예전에 사라졌다. 왜 그런가? '교회가 구제는 하지 않고 예배당 치장만 한다'는 사람들의 비난이 부담스러워 그런가? 꼭 그래야 하는가?

어느 교회 집사님이 매주일 정성껏 강단에 꽃꽂이를 해놓았는데, 어떤 분이 "그런 돈이 있으면 구제나하지 왜 낭비하느냐?"고 비난하더란다. 그 말을 듣게 된 목사님이 이렇게 답해줬다고 한다. "그분은 구제도 하면서 이 일을 하는 겁니다."

가룟 유다가 삼백 데나리온 어치의 향유를 팔아 구제하지 않고 낭비한다고 베다니 마리아를 비난하자, 예수님은 "그를 가만 두어 나의 장례할 날을 위하여 그것을 간직하게 하라.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거니와 나는 항상 있지 아니하리라(요12:7~8)"며 두둔하셨다. 물론 교회는 구제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구제가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하는 헌신과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사항은 아니다. 함께 힘써야 할 덕목인 것이다. 교회는 먼저 하나님이 보시는 내면이 아름다워야 하지만, 이와 함께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외면도 흉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여러 해 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목양실에서 성경을 읽고 있는데 교회 마당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기에 나가보니 바구니에 담겨 낑낑대는 강아지와 함께 약간의 사료, 강아지 장난감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노인의 필체로 '이름은 캰디입니다'는 쪽지가 들어 있었다. 누군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형편이 됐는데, 정들여 기른 강아지를 버릴 수는 없어 '그래도 교회에 맡기면 보살펴주겠지'하는 마음으로 놓고 간 듯 했다. 그 강아지를 거둬 교회 사택에서 길렀다. 교회 얘기만 나와도 거품 물고 욕부터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교회에 강아지 몰래 갖다 놓으면 길러줄 것이라고 여길만큼은 긍정적 기대를 기진 사람도 있다. 빌 하이벨스가 목회자 세미나 때마다 외친 것이 '교회는 세상의 소망'이라는 말이었다. 우리는 세상의 소망이기를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한다. 이를 위해 세상에서 선을 행하는 일과 함께, 그리스도인으로 사람들 앞에서 품위를 지키며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일에도 함께 마음을 썼으면 좋겠다.

손세용 목사 / 동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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