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타국에 있다는 것

홀로 타국에 있다는 것

[ 목양칼럼 ] 권대현 목사3

권대현 목사
2018년 12월 21일(금) 11:18
필자가 장로회신학대학교 현장실천 프로그램을 도울 때의 이야기다. 매년 연말이면 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는데, 연초부터 시작되는 해외인턴십 때문이다. 해외인턴십이란 신학대학원 학생들이 외국 교회에 가서 목회에 대해 배우는 것이다. 항상 새해에 가게 된 것은 겨울방학이라는 기간을 활용하기 위함이었고, 그 때 갔던 미국 장로교회는 새해에 모든 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들은 교회 내의 모든 위원회에 참석해 교회 운영과 결정에 대한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미국교회는 교회의 정책과 재정적인 부분 등 목회자가 알아야 할 것들을 상세히 가르쳐 주었다.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미국교회에서의 배움은 한국교회와 다른 조직과 제도를 익히는 기회가 됐다. 미국교회가 한국의 목회자 후보생들을 기꺼이 수용해 준 것은 단순한 가르침의 제공이 아니라, 미국교회에 찾아온 한국 신학대학원생들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다양성이 미국교회 들어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한 목사님이 알려주었다. 타국에서 접한 익숙했던 경험 너머의 목회 경험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었다.

필자는 그 때 학생들보다 한 주일 정도 먼저 미국에 도착했다. 그 때도 어김없이 새해가 됐고, 새해임에도 불구하고 고향이나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 새해부터 타국에 혼자 있는 심정을 알고 있는가.

재정을 아끼기 위해 저렴한 숙소를 잡고 그 안에서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텔레비전의 소음 속에 고독에 빠져 있다. 미국 사람들도 새해는 가족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숙소는 한산하기 그지 없었다. 어떤 밤에는 내가 무엇을 하려고 여기 왔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도 있다. 분명 나에게 맡겨진 사역 때문이었다. 이 사역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 스스로 학생들을 위해 계획하고 추친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새로운 목회의 패러다임을 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내게 돌아온 것은 새해를 타지에서 홀로 보내야 하는 고독이었다.

성탄이란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낯선 땅에 내려오신 것이다. 오직 인간의 구원을 위해 찾아오신 하나님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그 자체로 의미가 있고 위대한 일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겪었을 고독과 외로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올 해도 홀로 계신 어르신들을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권대현 목사 / 광주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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