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 칭송 박종훈 씨, '안수집사'

의인 칭송 박종훈 씨, '안수집사'

봉화제일교회 박종훈 집사 "그 아침 그 자리에 있게 해주신 것 하나님의 섭리이자 은혜…모든 것이 감사할 뿐" 고백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10월 18일(목) 17:07
엽총난사범을 제압하고 LG의인상을 수상한 봉화제일교회 박종훈 안수집사(좌)와 담임 권정호 목사(우).
지난 8월 말 경북 봉화군에서 발생한 엽총난사사건 당시 범인을 제압해 시민들을 구한 박종훈 씨가 본교단 영주노회 봉화제일교회(권정호 목사 시무) 안수집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게다가 이 사건으로 LG의인상을 수상하게 된 박종훈 집사는 상금 3000만원 전액을 피해자 유족들에게 기부해 귀감이 되고 있다.

건축업에 종사 중인 박 집사는 사건 당일 경로당을 보수하는 일로 소천면사무소를 찾았다가 총소리를 들었다. 범인이 엽총 두발을 자신에게 쏘는 등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집사의 용감한 행동이 추가 사고를 막았고, 위험을 무릅쓰고 범인을 제압한 용감한 박 집사에게 LG복지재단은 의인상을 시상했다.

어릴 때부터 봉화제일교회를 다닌 박종훈 집사는 군대 제대후 지금까지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교회학교 아동부 교사로 봉사해 온 독실한 신앙인이다. 올해는 아동부 부감으로 봉사하고 있다.

당시를 회고한 박 집사는 "그때는 방법이 없었다.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와 같았을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평소 교회의 가르침대로 이웃을 도우려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그 아침에 그 자리에 가게 해주셨고, 위험한 순간에도 몸 하나 다치지 않고 보호해주심을 보며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고 은혜였다"고 고백하며, "어머니께서 새벽마다 자식들을 위해 항상 기도해주셨다. 이 모든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박종훈·민덕순 집사 부부는 LG의인상 상금 전액을 이번 사건에서 피해를 입은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박 집사는 "떳떳하게 땀흘려 일해 들어온 돈이 아니니 마음이 무거웠던 차에, 먼저 아내가 유가족들에게 기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하며,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이 있는데 자꾸 저희가 부각되니 미안함이 있다"고 전했다.

권정호 목사는 "봉화제일교회에서 27년 시무하는 동안 박 집사의 부모님과 여러 형제들의 아름다운 신앙생활을 봐왔다. 그 가정의 맏아들인 박종훈 집사는 겸손하며, 교회에서도 말없이 봉사에 앞장선 분"이라면서, "위험한 상황에서도 여러 생명을 살린 일로 믿는 사람에게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귀감이돼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집사가 범인을 제압하고 상금까지 기탁한 것에 대해 인터넷 누리꾼들은 '가슴 따뜻하게 감동주셔서 고맙다', '사람은 돈 앞에선 허물어지기 마련인데, 진짜 진정한 의인 맞다', '정말 휼륭하다. 이 사회의 귀감이다'라며 칭찬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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