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 예술세계, 성서를 만나자

샤갈 예술세계, 성서를 만나자

두곳에서 열리는 샤갈 작품 전시회, 성서화에도 많은 관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6월 29일(금) 16:04
예술의전당 전시회장 입구.
예술의 전당 샤갈전
샤갈의 작품 '성서(The Bible)'의 드로잉.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샤갈의 위대한 유산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한창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지난 6월5일부터 9월26일까지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의 진품을 들여와 '샤갈-러브 앤 라이프전-'을 열고 있다.

또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M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도 지난 4월말부터 8월19일까지 '마르크 샤갈 특별전-영혼의 정원전-'을 열고 있다.

국내에서는 몇 년에 한번꼴로 열리는 샤갈전이 두곳에서 같이 열리고 있는 것. 이러한 특별한 상황은 샤갈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특별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러시아 출생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은 피카소, 마티스 등과 함께 20세기 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인류의 예술관에 중대한 기여를 한 선두적인 개혁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아내 벨라와의 사랑을 로맨틱하고 판타스틱한 회화로 표현해 젊은이들과 여성들에게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술사의 거장이 성서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러시아 태생 유대인이었던 그는 종교적인 가정교육을 받았으며, 예술가란 성서 속 예언자들의 영혼을 지닌 신성한 신의 사자라고 여기는 화가였다.

당시 유명한 화상이었던 앙브루아즈 볼라르의 요청으로 성서의 내용을 판화로 제작한 샤갈은 화서(畵書) '성서(The Bible)'를 펴낸다. 이 작업에서 샤갈이 택한 주제들은 성서의 내용에 대한 그의 방대한 지식을 드러내고 있다. 동시에 그는 전통적 이미지에 대해 과감하리 만치 자유로운 표현을 보여준다. 그가 그린 성서의 삽화들은 인간을 핵심주제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인본주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유대교적인 입장에서 성경 삽화를 그린 그는 1937년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자신의 작품에 자주 그리면서 유대교와 기독교, 그의 고향 러시아의 비테프스크와 프랑스 파리로 대변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문화 간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찾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류 고통의 상징인 예수님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샤갈은 기독교와 유대교를 연결시키며, 그림을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신앙심과 그 안에서 자유로운 예술혼을 느끼게 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샤갈-러브 앤 라이프전-'에는 성서 시리즈에서 '삼손이 가자의 성문을 옮기다', '활의 노래(사울왕과 친구 요나단을 애도하며 노래부르는)', '아브라함의 희생제물', '홍해를 건너감' 등의 대표적인 그림들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다윗과 밧세바'에서는 다른 화가들이 일반적으로 목욕하는 밧세바와 이를 바라보는 다윗의 장면을 그리는데 반해 샤갈은 한 얼굴에 다윗의 정면 얼굴과 밧세바의 측면 얼굴을 합성한 모습으로 특별한 예술가의 시각을 보여준다.

그의 성경을 주제로 한 작품은 이스라엘 국회의사당에도 거대한 테피스트리로 제작되어 걸려져 있다. 또한, 그는 스테인드글라스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프랑스 랭스대성당의 글라스는 최고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예루살렘 하다사병원 유대교회당에는 그가 만든 성경의 12지파를 상징으로 한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졌는데 이 또한, 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 예술의전당 전시에는 그 스테인드글라스를 재현해 놓아 성경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의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긴 생애를 살면서 자신의 아내 벨라에 대한 깊은 사랑의 감정을 세기를 뛰어넘는 작품으로 승화시킨 로맨틱한 화가, 더불어 그의 신앙심을 창의적 시각으로 해석해 인류에게 성경의 이야기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 샤갈의 작품을 이 여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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