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과 세계선교 ②평창 동계올림픽과 한반도 평화

동계올림픽과 세계선교 ②평창 동계올림픽과 한반도 평화

[ 특집 ] 무기로 못 이룬 평화, 스포츠가 실현

노영상 목사
2018년 01월 16일(화) 13:44

노영상 목사
호남신대 전 총장

새해 첫날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무장 완성의 자신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남북의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제기했다. 지난 2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고위급회담 개최 공식 제안, 3일 북한의 판문점 연락 채널 재개통, 4일 한미 정상의 연합군사훈련 연기 합의, 5일 북한의 회담 수락, 6일 고위급회담 참석 명단 통보 등 숨가쁜 일정이 연초 계속되었다.

이제 남북한은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주 앉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남북 만남이고,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 1개월만의 고위급 대화로서 남북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남북 대화를 100% 지지한다"고 말함과 동시, 조건이 충족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의 대화도 가능함을 언급함으로써 9일 열리게 되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탄력을 더하게 했다.

평화는 올림픽의 근본정신으로 남북한과 세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평화를 위해 일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동서 진영의 화해와 냉전구도 해체에 기여하였듯,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도 한반도 내에 평화를 이룰 뿐 아니라 전세계의 평화 증진을 위해서도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을 맞이하는 우리 민족에겐 반가운 신년의 소식이 됐다. 전쟁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렇게 반전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략자산인 최첨단 무기들의 전개를 통한 한미 군사훈련이 고조되었던 지난 연말을 생각하면 너무 급작스런 변화다. 물론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서의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이 전면 폐지된 것은 아니며, 4월로 연기된 것이긴 하지만 한반도 내에 평화의 새 물꼬를 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겨울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춥기도 했다.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치는 추위 뿐 아니라, 한반도 내에 형성된 냉각된 정세 속에서 국민들은 몸을 움츠렸던 연말이었다. 미국의 항공모함들이 배치되고, 핵 추진 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폭격기 등 전략 무기들이 우리나라의 하늘과 바다에 집결하였던 무서운 겨울이었다.

지난 12월 추운 겨울 날 저녁 시청역에서 내려 덕수궁에 잠시 들렸던 때가 있었다. 그날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모인 사람들의 구호는 섬뜩한 것이었다. "미국은 북한을 즉시 폭격하라"는 구호였다. 우리나라의 상황이 위험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구호를 듣는 순간 정말 벼랑 앞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보수 정치 지도자들 중 이러한 구호를 액면 그대로 주장하는 분들이 없는 것은 다행이다. 다만 그러한 구호가 북한을 간접적으로 위협함으로 북한이 섣불리 전쟁을 일으킬 수 없게 할 것이라는 해석을 보수 정치가들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태극기 집회 시의 구호들은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 한반도의 사정을 오판할 수 있게 하는 말들이 될 수도 있음에 유념해야 한다. 남북한의 국민들은 서로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구나 하는 메시지가 세계를 향해 전달될 때, 우리 주변의 강대국들은 우리나라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것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 미국의 남북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를 만난 적이 있다.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다른 나라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며, 이 한반도 내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정말 우리의 염원이 남북의 동포들이 총칼을 겨누고 서로 죽이고 싸우는 것이라면 우리 민족의 장래는 그렇게 정해질 것이며, 서로 노력하여 평화를 이루고 한 민족으로 통일 될 것을 바란다면 역사는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2월의 평창 동계올림픽은 우리 민족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러한 평화의 흐름이 올림픽 후에도 이어질 수 있느냐, 이어질 수 없느냐의 문제는 무엇보다 남북한 당사자들에게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세계는 북한의 핵무장을 위험한 일로 주시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 등 평화정착을 위해 올림픽 후에도 해결하여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또한 이러한 해빙의 무드가 전개된다고 해도 우리는 북한의 핵무장을 경계함과 동시 국방의 문제를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일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아직 성급한 판단이나 기대는 금물"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이르기를 "그러나 가능하다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올림픽 기간 내의 일시적 평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심이 필요함을 나타낸 말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민족 당사자 사이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주변 나라들과의 조율도 중요함을 문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남북 관계에서 많은 경험을 하였듯, 북한의 일시적 변화에 너무 큰 방점을 두지 말고 먼 미래를 바라보는 성숙된 숙고가 필요할 것 같다.

이 같은 남북의 새로운 변화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정 반대의 논평을 내놓았다. 국민의당은 양당의 중간 정도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에 있어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남북문제를 각 정당들이 당쟁의 입장에서 다루지 말고,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한 차원에서 다뤄주기를 염원하고 있다. 어느 정당과 정치인이 정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은 불꽃같은 눈으로 주시하는 중이다. 국민들은 올해의 6ㆍ13 지방선거를 통해 각 정당에 엄혹한 심판을 가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