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종교를 혐오하는 사람들 <下>

(12)종교를 혐오하는 사람들 <下>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종교에 대한 "이해 있어야 오해 적다"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7년 12월 27일(수) 09:17

본보는 지난해 창간 70주년 기획에서 제100회 총회시 진행된 '총대 인식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총 588명의 총대가 응답한 설문에선 교회의 침체 원인과 개혁 과제가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이중 '한국교회가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를 묻는 질문에 총대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15.5%)', '안티 기독교에 대한 대응(10.5%)', '무분별한 교회 건축 지양(7.0%)' 순으로 답하면서, 기독교 안티 세력의 확산에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

안티 발생의 가장 유력한 이유는 먼저 '교회의 사회적 역할 감소'로 볼 수 있다. 특히 건물의 크기, 교인수, 목회자 사례 등을 서로 비교하며 개교회 중심으로 경쟁적 성장에 힘쓴 것이 사회적 반감 형성의 원인이 됐다. 한 반기독교 사이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에 대한 당신의 평가는?'이란 질문에서 '종교의 탈을 쓴 잘못된 신념'이라는 항목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다음으로 운영과 교리 등을 문제 삼고 있지만, 비율은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안티 기독교인들은 '기독교인이 종교에 바탕을 둔 개인의 신념을 가지고 사회 통념에 어긋난 결정을 할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국 '종교적으론 바르지만 사회적 공감을 얻기 힘든 결정'과 '종교적으로도 옳지 않고 사회적 공감도 얻기 어려운 결정'이 안티 세력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기독교인은 보통 두 경우에서 '전자는 옳고, 후자는 잘못됐다'고 판단하지만, 안티 기독교인의 입장에선 두 경우 모두 잘못된 결정이다. 결국 교회는 사회로부터 분리돼 있을 때 가장 공격받기 쉬운 상태가 된다. 
또 한가지 이유는 SNS 등 온라인 서비스의 태동이다. 물론 기독교인과 안티 기독교인 모두는 동일하게 온라인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독교인이 온라인 서비스를 선교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은 반면, 안티 기독교인에게 온라인 서비스는 주된 활동 공간이다. 온라인의 익명성은 상호 신뢰가 필요한 선교엔 불리하지만, 쉽게 부정적 정보를 재생산하려는 안티들에겐 유리하다. 

이런 시대적 상황 속에 국민들에게 각인된 단기선교팀 피랍, 교회 리더들 간의 싸움이나 교인 성폭행 등이 안티가 세력화되는 강한 동기를 부여했다.

안티 세력의 활동이 나름의 이유를 갖고 점진적으로 강화된 만큼, 그 해결도 갈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오랜 노력이 필수적이다.

일단, 비기독교인은 '선교 사명'이라는 기독교인의 중요한 신념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의 삶과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충분한 설명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선교 사명 외에도 기독교인이 지켜야하는 좋은 신념과 정신들에 대해 비기독교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터넷이나 SNS에 떠도는 이야기들의 사실 여부를 증명하며 일일히 반박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반박을 해도 받아들여지기보다는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 가능하다면 그들이 직접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교단과 교회가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비상식적인 안티들의 활동을 염려하기보다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 더 쉽고 효과적이다. 

기독교인으로 구성된 콘텐츠 유통 기업 리틀송의 박종오 대표는 "안티 운동의 출발이 교회 밖이 아닌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안티 형성의 원인이 기독교 내부의 불투명성, 부정직성이라고 지적한 그는 "안티가 먼저 문제를 확대하고 확산시키기 전에 교회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과거 기독교가 일으킨 사건을 확대하고 재생산하던 안티의 활동은 이제 기독교 교리를 분석하고 그 교리와 기독교인의 삶을 비교하며 비난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때로는 성경을 공격하며, 일부 기독교인이 아니라 기독교 자체가 사회에 해악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기독교인들이 발생시킨 사회적 문제들은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교회는 기독교의 좋은 점을 알리고 비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한다.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 회부터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 해외의 비종교인 현황 및 종교인과의 관계 등을 분석한 현지 사역자들의 글을 게재할 예정이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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