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비종교인, 그들은 누구인가

(6)비종교인, 그들은 누구인가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비종교인 범주 넓어, 정확한 분석 필요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7년 12월 27일(수) 08:49

2016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에 종교를 갖지 않는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에 비종교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56.1%로 집계됐다. 오늘에 이르러 종교인은 감소하고 비종교인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 중에는 종교에 대한 현대인들의 무관심도 포함돼 있다.

비종교인이 증가하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비종교인이 누구인지를 먼저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신학자들은 비종교인이라고 지칭할 때, 그 범주는 상당히 넓다고 말한다. 우선, 비종교인이란 말 그대로 종교를 갖지 않는 무종교인을 지칭할 수 있다. 어떤 종교도 갖지 않고 종교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을 말한다. 
이와 다르게 신앙은 갖고 있지만 종교를 떠난 사람도 있다. 이 사람들은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한 부류는 신앙은 갖고 있지만 종교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며, 다른 한 부류는 신앙은 갖고 있지만 종교를 떠난 사람이다. 앞의 사람을 '익명의 종교인'이라고 할 수 있고, 뒤의 사람은 속칭 '가나안 교인'들이 여기에 속한다. 실제로 서구의 경우엔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교회나 종교를 선택하지 않는 비종교인의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다.

비종교인을 다른 측면에서 접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 무신론자다.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무신론은 사실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에 이르러 그 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심지어 오늘날 무신론의 영향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무신론이란 단어는 16세기 프랑스에서 '신이 없음'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인 무신론은 18세기 후반에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철학적인 무신론은 기원전 5, 6세기 유럽과 아시아에 등장하는 등 그 뿌리가 깊다. 소크라테스는 초경험적인 내심의 소리인 다이몬의 소리를 경청하라는 주장을 대가로 무신론자라는 혐의로 사형을 당했다. 기원전 5세기 디아고라스는 역사에 등장한 최초의 무신론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중세시대에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다섯 가지 신존재증명과 안셀름의 존재론적 논증이 당시를 지배하기도 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오면서 무신론의 내용을 포함한 종교 비판에 대한 출판물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디드로와 토마스 홉스 등이 무신론자로 고발되기도 했다. 계몽시대에 접어들어 돌바크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신론자임을 고백하는 등 공개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포이에르바하를 비롯한 마르크스와 니체 등 무신론은 급속도로 확장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무신론자도 다양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학에서는 조직신학 중에 신론 부분에서 무신론을 다루고 있다. 신학에선 무신론을 인간주의 무신론과 과학적 무신론, 저항적 무신론 등으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다. 인간주의 무신론자는 인간이 자유롭고 자율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한다. 인간주의 무신론자는 인간을 부자유스럽게 하고 비인간화시키는 세계에 대한 겸손과 순종과 무력을 직간접으로 요구함으로써 인간을 부자유스럽게 만든다고 기독교를 비판한다.

칼 마르크스도 "하늘의 환상적 실재 가운데서 자기 자신의 반영을 찾아낸 인간은 자기의 참된 현실을 찾고 또 찾아야 하는 곳에서 자기의 겉만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라고 주장했다. 니체는 "모든 신은 죽었다"면서 "이제 우리는 초인의 탄생을 기다린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르트르는 "창조주인 신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면서 "왜냐하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창조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과학적 무신론은 과학의 연구에 있어 하나님은 증명될 수 없으며, 세계를 설명하고 지배하는데 있어 하나님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님의 존재는 부인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최근 도킨스라는 과학자는 사람은 하나님의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칠 정도다. '하나님 망상'이라는 원제의 이 책은 하나님은 착각이고 망상이며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지 실제로 존재하는 분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다윈의 진화론으로 하나님이 없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다윈을 종교화한 진화론적 무신론자라고 불린다. 심지어 도킨스는 모든 종교 체험 같은 것이 뇌의 조작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신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뇌의 어느 부위에 자극을 주면 종교체험과 같은 동일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도킨스의 주장엔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인간과 이 세계의 구속의 문제는 이성에 의해 해결될 수 없는 문제다.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수 없으며 이 세계를 구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구원의 문제는 인간과 그의 세계 밖에 있는 존재인 하나님으로부터 해결될 수밖에 없다.
신학에서 무신론을 언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내용이 저항적 무신론이다. 저항적 무신론은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악과 고난의 현실로부터 출발해 전통적인 하나님 존재증명, 특히 우주론적 증명과 목적론적 증명에 나타나는 기독교의 유신론에 대한 비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저항적 무신론에 대한 신학적인 대답은 '신정론'에서 다룬다. 이와 관련해 김명용 전 총장(장신대)은 신정론의 문제에 대한 답은 예수 그리스도라며,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과 세상이 만든 죄와 악에 대한 저주와 심판을 스스로 담당하시고 죽으시면서 인간과 세상이 하나님과 새로운 관계 속에 있도록 만든 참된 구원자이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통계로 봤을 때, 앞으로 비종교인의 증가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구에서 보여준 비종교인 증가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따라서 비종교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무신론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분석도 필요한 시점이다. 신학자들은 무신론자도 결국 신이 없다는 것을 믿는 종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비종교인에 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한 한국교회가 감당해야할 역할을 찾아나가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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