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관련 33개 단체, "세습은 신앙계승에도 악영향"

교육 관련 33개 단체, "세습은 신앙계승에도 악영향"

[ 교계 ]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 507명, 세습 철회를 위한 연대 성명서 발표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12월 21일(목) 14:17
▲ 12월 20일 다음세대 관련 33개 단체, 507명이 서명한 명성교회 세습 철회 성명서가 발표됐다.

다음세대 신앙계승을 위해 힘쓰는 교육 단체 33개가 지난 20일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세습은 안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교회 다음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이름으로 33개 단체, 507명의 개인서명자가 1차로 참여한 이번 성명서는 "명성교회가 다음세대 선교의 도구로 쓰임받기를 기대했던 우리는 심한 배신감과 깊은 상처를 받았다"면서, "세습은 다음세대에게 본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악한 영향력을 끼치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또한 "세습으로 인해 한국교회의 다음세대를 향한 전도의 문은 가로막혀졌고 다음세대의 탈신앙화, 탈교회화, 탈종교화를 가속시켰다"고 밝히고, "다음세대의 신앙계승을 위해서는 교회학교 내부의 노력이나 교회교육엑스포를 개최하는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개선하는 것보다 교회가 건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습이 다음세대 선교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됨을 꼬집었다.

이어 "교회세습으로 인한 한국교회의 신뢰도 추락은 다음세대 신앙계승의 큰 장애물이다. 하나님의 공의를 잃어버린 교회의 모습들로 인해 젊은 부모들, 청년들, 다음세대들이 한국교회를 떠나고 있다"며, "다음세대가 건강한 교회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명성교회 세습 철회 △부자(父子)목사 잘못 시인하고 돌이키기 △불법세습에 대해 신속ㆍ공정한 재판과 치리 시행 △건강한 교회로의 회복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 참가한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대표는 "복음으로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목표를 가지고 아이들과 만나는 학교현장에서 기독교사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사건은 폭탄이 하나 터진 것처럼 복음으로 다음세대를 인도하는 환경에 큰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며 세습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했다.

기독교대안학교연맹 이사장 정기원 교장(밀알두레학교)은 "대안학교는 개척교회처럼 온가족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에 놓여있어 기독대안학교의 60~70%가 가족이 하는 체제다. 하지만 이것이 자칫 사학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학교설립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때론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우리가 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넘겨주는 것이 아깝지만, 하나님의 일에 우리는 도구로 쓰임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 아름다운 세대교체는 교회뿐 아니라 대안학교도 당면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하는 것을 그대로 학교가 따라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면서 세습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최근 한 교사단체에 가서 강의한 경험을 소개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교사들 말이 복음을 전하려고 하면 학생들이 '교회가는 게 창피해요'라고 한다고 말한다(이 대목에서 박 교수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면서 "세습은 한 교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와 신앙을 계승할 다음세대 전체의 문제"라면서 반드시 세습은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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