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언행일치가 중요하다

(19)언행일치가 중요하다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신앙과 삶이 분리된 교인들 모습에 교회 외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11월 13일(월) 17:55

최근 우리 주변에서는 상식과 도를 넘은 '갑질'에 대한 뉴스가 많다. 이러한 뉴스에서 사람들은 '갑질' 속에서 보여지는 사회적 강자의 계급의식과 인권유린 실태에 첫번째 놀라고, 그 갑질을 한 이가 알고 보니 기독교인이라는 소식에 두번 놀란다.

기독교인들은 나눔과 섬김, 낮아짐과 겸손을 최고의 덕목으로 배우며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이지만 실제 우리의 삶 속의 기독교인들의 자화상은 '언행불일치(言行不一致)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듯 하다.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제약회사 회장은 서울 S교회 장로였으며, 공관병에게 갑질한 대장 역시에 "초코파이 전도로 국민 75%를 복음화해야 한다"고 간증하던 장로였다. 대표적 크리스찬 기업도 알바생에 대한 갑질논란으로 비난을 받았고, 한 목사는 백화점 직원을 무릎꿇렸다가 비난의 화살을 받기도 했다.

2년 전 제자에게 인분과 소변을 먹이는 등 엽기적 가혹 행위를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산 일명 '인분교수'도 네티즌들에 의해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었다.
교회에서는 신앙 좋은 인물들이 사회에서는 갑질을 일삼는 파렴치한으로 변하는 이른바 '두 얼굴'의 기독교인의 모습은 기독교인들에게도 실망을 주지만 비종교인들에게는 기독교에 대한 더욱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올해 초 발표한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을 어느 정도 신뢰하는데 반해 비기독교인은 기독교인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의 기독교인 신뢰는 59.9%(비신뢰 응답 15.5%)인 반면 비기독교인의 기독교인 신뢰는 10.7%(비신뢰 59.8%)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낮은 신뢰도 속에서도 비종교인의 기독교 신뢰도를 세분화해 분석하면 그 수치는 더 떨어진다.(신뢰 8.9%, 비신뢰 64.2% 응답)
물론 비종교인들은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고 있지만 이들은 가톨릭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 한국사회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얼마나 뿌리깊고, 특히 비종교인들에게는 더욱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지가 드러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조사에서 한국교회의 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목회자의 윤리 도덕성 문제(49.4%)를 압도적으로 높게 답했는데 이 응답에서 또한 비종교인들의 답변으로 세분화해 들어가면 그 수치가 높아진다. 일반 기독교인들의 사회활동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도 1위로 꼽힌 답변이 '정직하지 못함(28.3%)'으로 꼽혀 기독교인의 언행일치에 대한 신뢰도가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기독교인의 언행일치에 대한 문제점은 기윤실의 여론조사 이외의 다른 조사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올해 초 지앤컴리서치(대표:지용근)가 일간지와 통신사, 방송사, 기독교계 방송 신문 잡지 기자 등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기독교계 기자들은 목회자들의 문제점으로 '언행일치 부족(30.2%)'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고, 기독교인들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39.5%)'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본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2015년 총회에서 설문조사해 2016년에 발표한 총대 인식조사에서도 총대들로 대표되는 교단 지도자들이 한국교회의 침체원인에 대한 '교인들이 신앙생활의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31.0%)'는 답변이 두번째로 높았다. '교회가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교인의 삶과 신앙의 일치'(55.8%), '목회자의 언행일치'(38.3%)를 가장 시급하게 회복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불신하는 이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올해 기윤실 조사를 분석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조흥식 교수는 "한국사회는 목회자들에게는 엄격한 윤리 도덕성, 기독교인들에게는 정직과 배려를 요구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한국교회의 강점인 봉사 구제활동에 대해 국민들은 거기서 머무르지 말고 이제는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을 전개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한 작은 교회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진오 목사는 최근 그의 저서 '재편'에서 "교회가 건강하려면 신자 개인들이 건강해야 하는데 신자 개인이 건강하다는 것은, 교회에서 지체로서 맡은 직분을 잘 감당하고, 주어진 직책과 사역을 잘 수행하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모여 기도하고, 성경공부하고 전도하는 것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직장의 부정과 부패에 둔감하고, 오히려 부정과 부패의 중심에 서 있거나 잘못된 전통과 불의한 제도를 모른 척하고 있다면 이는 공평과 정의를 지향하는 성경의 가르침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독교인은 말과 행동이 달라 못 믿겠다는 현대인들, 특히 비종교인들의 불신의 시선을 바꾸려면 아마 오랜기간이 걸릴 것이다. 기독교의 대사회 이미지 하락의 이유에 대해 부정적인 언론보도나 적극적인 홍보 부족 때문이라는 일부 목회자들의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고 있는' 분석과 대책마련이 계속된다면 교회의 대사회 이미지 개선의 길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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