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행복 가득한 더불어 숲

하늘행복 가득한 더불어 숲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8월 22일(화) 13:50


작년 성탄절 이브에 증경총회장이신 림인식 목사님을 찾아뵈었다. 림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동향에 대해 소상하게 알고 계셨지만, 몇 가지 현안에 대해서 총회의 입장을 물으셨다.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말고 교단의 정체성을 잘 유지해 달라는 당부도 하셨고, 한경직 목사님을 모시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창립 준비위원회 서기로 수고하던 이야기도 들려 주셨다. 우리 총회가 한기총을 나와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만들게 된 형편도 이해한다고 하셨다.

말씀 끝에 한 가지를 덧붙이셨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잘 지켜 달라고 말씀하셨다. 한경직 목사님과 교계 어른들이 한기총을 만들 때 NCCK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며, NCCK가 지닌 역사성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하셨다. 한기총은 선교 1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기념행사를 마치고 그냥 흩어지기 아쉬워서 시작된 논의라고 하셨다. 잔잔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교계의 원로 목사님께서 무겁게 부탁하셨다.

최근에 NCCK는 차기 총무 인선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회원교단과 연합기관에서 파송한 인선위원으로 인선위원회를 조직하고 인선의 과정과 원칙을 논의하였다. 여성과 청년의 입장을 듣기 위한 장치도 마련하였다. 지역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도 가졌다. 앞으로 차분하게 차기 총무 인선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리라 기대한다.

한편으로는 지난 8월 16일에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도 창립총회를 가졌다. (가칭)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의 창립을 준비하던 교단들이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회원교단들과 함께 양 단체를 통합하여 새롭게 발족한 것이다. 짧게는 교단장회의 참가 교단이 중심이 되어 2년 여에 걸쳐 논의한 결과였다. 길게는 2001년에 NCCK와 한기총의 통합을 위해서 출범한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교단장 협의회의 창립으로부터 십 수 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다.

한기연은 정관 전문에서 "한국교회가 거룩한 교회로 거듭나는 갱신과 변혁의 토대가 되어, 한국교회의 다음세대와 한국사회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 다짐을 이루기까지 한기연이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할 것이다. 과도한 선거와 이단 사이비의 올무를 벗어난다고 해도, 흩어진 연합단체를 하나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이다. 도리어 한국교회의 균형추 역할을 자임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배가 안전하게 항해하려면 선박평형수를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해야 한다. 선박평형수는 배의 복원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 때문에 화물을 만재했을 경우에도 화물적재량의 3할 이상을 싣도록 권고하고 있다. 화물을 싣지 않았을 때에는 프로펠러가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연료효율도 높여준다. 연합운동은 한국교회의 평형수와 같은 것이다. 한국교회의 무게 중심도 잡아주고, 안전도 지켜주는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누군가 주장했듯이 새는 좌우의 날개를 갖고 날지 않는가. 새는 한쪽 날개만으로 날지 못한다. 한국교회도 건강하게 발전하려면 양 날개가 균형을 잡아야 한다. 보수와 진보가 각각 자기 목소리를 내되 배타시하지 않고 협력해야 한다.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가 협력할 때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가 매 10년마다 두 배씩 성장하던 1970, 80년대에 민주화와 인권, 평화통일에 큰 기여하지 않았는가. 하나님의 어떤 섭리가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에는 보수도 진보도 구별이 있을 수 없다. 한국사회에 하늘행복이 넘치도록 한국교회 여러 교단이 함께 서서 튼실한 숲을 이루기를 소망한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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