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무신론자가 바라보는 유신론자

(7)무신론자가 바라보는 유신론자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기독교인 정직-배려 부족하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7년 08월 07일(월) 18:28

육군 P대장 J부인이 공관병을 상대로 한 갑질로 사회적 분노가 폭발했다. 기독교인이면서 공관병에 칼을 휘두르고, 전자팔찌를 채워 강제로 교회까지 데려갔다는 주장이 더해지면서 사회적 비난이 쏟아졌다. 이 같은 사건을 다룬 뉴스에는 "역시 하나님은 없다", "개독은 노답"이라는 기독교를 통틀어 비난하는 댓글도 대거 달렸다. 위 사건처럼 기독교의 단점이 부각되고, 신뢰도가 추락하는 오늘의 상황과 환경 속에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자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우리는 그런 무신론자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 것일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진행한 2017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면 기독교인의 개선점에 '정직'이 손꼽혔다. 이를 확대 해석하면 종교인들이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이 '정직'이라고 볼 수 있다. 응답자 1000명 중 29.3%가 기독교인은 '정직하지 못함'이라고 지목했고, 27%는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25.1%는 '배타성'이 강하며, 16.9%는 '기복주의'가 심하고, 8.6%는 '사회에 무관심하다'고 응답해 세상 사람들은 기독교인의 '정직'과 '배려' 등 실천적인 삶과 성품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교회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에 대해선 47.2%가 '윤리와 도덕의 실천운동'이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또 29.5%는 '봉사 및 구제활동', 11.5%는 '환경, 인권 등 사회운동'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를 빗대어 비종교인은 종교인들이 윤리적이거나 도덕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종교가 그들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분석한다. 하나님, 즉 신이 있다고 믿으면서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왜 종교적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고통과 핍박, 억압의 어둠 속에서 기생하느냐는 이야기다.

김종석 씨(27세)는 "최근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면, 자신이 신앙생활 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히려 신앙이라는 울타리에 갇히고 싶지 않아 기독교인임을 숨기고 살더라. 여기에 더 가관인 건 평신도뿐만 아니라 일부 목사 장로들도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들어 충격을 받았다"며, "도대체 그들에게 신이 무엇인지, 그냥 자신의 믿음을 위한 수단과 도구일 뿐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군 전역 후 군에서도 인정한 '무종교도 종교'라며 무신론을 주장해온 박민 씨(34세)는 "교회 나가는 사람의 행실, 뉴스에 오르내리는 종교인만 봐도 신이 없다는 확신이 든다"며, "나는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보다 더 바르고 깨끗하게 살 수 있다.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신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지 못한다"는 김선희 씨(45세)는 "지금껏 신 없이도 잘 입고, 잘 먹고 행복하게 살았다. 종교 집단의 수많은 규율과 법칙을 따르며 왜 힘들게 신앙을 가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시대에 새벽, 밤, 낮 없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참 바보스럽단 생각이 든다"고 신앙인들의 종교 활동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시했다.

일부 종교인들의 치부 행위, 높아진 교육열과 경제적 풍요, 사회 문화적 시스템의 발달로 이제 우리 사회도 '신',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기독교적 입장에서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 2015년 통계청의 '종교가 없는 인구' 조사결과 2005년 47.1%에서 9%로 증가한 56.1%의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최근에는 한국무신론자모임(http://www.atheism.or.kr/)까지 설립되고, 더불어 유신론자들을 향한 주된 공격에 '악의 문제'와 '과학적 무신론'까지 대두되면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종교 생활의 불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무신론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종교인의 입장에서도 방관하지만은 않고 있다. 장신대 김도훈 교수는 "교회가 사회적 관점, 무신론자들의 관점에 말려들고 있다. 교회와 성도들은 도덕적이고, 완전해야 하며, 약자를 도와야 하지만, 이보다 앞서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구원의 종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기독교의 진리가 어떤 세계관보다 합리적이고 우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세속 학문은 팩트에 가까운 학문이고, 신학은 믿음에 근거한 주관적인 학문이라고 주장하는 무신론자들의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며, "신학과 사회과학적 사상이 겸비된 기독교 변증 전문가들을 양성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신앙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교회는 거룩성 회복을 위해 다분히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도훈 교수는 무신론자에 대응할 유신론자들의 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먼저는 기독교인들이 흔들리지 말고 기독교 진리와 교회를 사랑하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기독교문화 확산을 통해 기독교의 이미지가 반기독교적이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삶 속에서 '실천적 신존재 증명'을 통해 '실천적 무신론자'가 되지 않도록 하나님을 증명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