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회의 '난관'

농촌교회의 '난관'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08월 01일(화) 14:47

"미안해요. 미안하죠. 많이 미안합니다."

지난 7월 28일 경기도 이천 초원교회에서 경기노회 산하 농촌교회 연합 성경학교가 진행됐다. 이 곳에서 만난 농촌목회자는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계속 미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쩌면 '더 많이 해주고 싶은데, 별로 해 줄 것이 없는' 아버지의 마음과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대형교회가 다음세대에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 앞에서 '해 줄 수 없는' 가난한 농촌목회자의 안타까운 마음 같은 것일까. 사실, 이들에게는 당장 여름성경학교부터 '난관'이다.

실제로 이날 모인 11개의 농촌교회들은 자체적으로 여름성경학교 진행이 어려운 교회들이다. 교사 2~3명, 학생 5~6명 정도의 규모가 처한 현실이다. 이번처럼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연합해 여름성경학교를 '함께' 하지 못했다면 목회자들은 "올해는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목회자가 "총회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교사 2명이서, 그것도 '할머니', '아주머니' 교사들이 찬양과 율동을 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 '어마어마'한 분량을 본 적이 있냐고, 농촌교회서는 시도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도 가고 여행도 갈 수 있는데, '성경학교'만은 안되더라"는 그는 "교회에서 친구들과 웃고 즐기며 새 찬양과 율동을 하고, 성경을 배우고 물놀이 했던 여름성경학교의 추억을 만들어 주게 된 것 같다"고 안도하듯 말했다.

그 옆에서 누군가 "아이들이 참 착하죠. 원래 시골 아이들이 말도 잘듣고 착해요"한다. 이렇게 '착한' 아이들이 농촌교회라는 한계를 벗어나 교회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누리며 신앙으로 양육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은교회가 자체적으로 연합을 하든 대형교회가 지원을 하든 총회가 어떤 방법이든 고안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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