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다 하신다"

"하나님께서 다 하신다"

[ 목양칼럼 ]

현광복 목사
2017년 08월 01일(화) 14:42

2011년 4월의 어느 주일 날, 핸드폰으로 낯선 전화가 걸려왔다. 간단한 통성명이 있은 후 "저희 도와주세요"라는 이 한마디의 말이 나의 생각을 전부 움켜잡았다. 마침 옆방에서 회의 중이신 선교위원장님을 불러서 연결해 드렸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교위원장을 맡으셨던 장로님은 필자가 부임하기 전부터 '하나님께 해외에 교회를 세우게 해 주시라는 마음의 소원'을 가지고 계셨다. 전화 통화를 하시던 장로님께서 시간을 내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셨다.

당시 우리교회는 목회계획에 따라 창립 61주년에 준비를 시작하여 65주년이 되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해외에 교회를 세우기로 당회에서 결의를 하고 온 교우들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분히 준비 해 온대로 전년도에는 해외 첫 교회 개척지를 물색 중 가장 왕성한 개척성공률을 보인다는 캄보디아로 정하고 파송선교사를 찾던 중 마침 총회에서 선교훈련을 마친 K선교사로 정하여 이미 교회 앞에 인사를 마친 터였다.

이제 해외에 파송하여 한 해 후인 65주년에 교회를 세울 차례였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겼다. 기도로 파송을 준비하던 K선교사는 자신이 아무래도 적합지 못하다는 말씀과 함께 스스로 사퇴하고 떠나셨다. 당시 교회는 이 일로 해외 교회 개척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실망감과 함께 새로운 선교사를 찾아야 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일로 하나님께 깊이 기도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응답을 받고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던 터였다.

이렇게 다시 시작된 해외 교회 개척은, 필리핀 북부지역에 낙후되어서 변변한 병원도 찾기 어려운 곳,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선교사들도 발길하지 못한 곳에 교회를 세우게 되었다. 마침내 감격스런 65주년 해외 개척 첫 번째 교회가 시작되었다. 우리 교회는 시장에서 푼돈을 쥐고 달려와 헌금하시고 기도하시던 그런 분들에 의해 세워진 70년이 된 교회이다. 커다란 대교회들이 해외에 교회를 세우는 일도 귀한 일이지만 이렇다 할 큰 사업을 하시는 분이 많지 않은 옛 소사지역에 세워진 교회로서는 성도들의 개미 같은 헌신에 의한 해외 첫 교회여서 매우 커다란 감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후 또 잊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 "저희 도와주세요"라고 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인 최인녕 선교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었다. 사인은 과로에 의한 뇌출혈…, 두 분 선교사님의 소원이던 고아원 개원예배를 앞둔 금요일 아침, 전날까지도 식기부터 침구까지 고아들을 위해 늦게까지 챙기고 수도 마닐라에서 돌아와 곤한 몸을 누인 후 더 이상 일어나지 못했다.

독신으로 총회 파송을 받아 러시아 선교사로 10년, 이후 선교사님들의 소개로 필리핀에 사춘기 두 아들을 두신 선교사님과 합류하여 마침내 불꽃처럼 헌신했던 삶이, 이제 영혼은 주님 품에, 몸은 필리핀 북부 미날룽아우공원 중턱에 잠들어있다. 아내의 죽음에도 선교지를 떠나지 않고 눈물로 헌신하시던 남편 선교사에게 주님께서는 또 다시 동역자를 보내셨다. 이로 인해 금년 총회파송교육을 마친 선교사 부부를 위해 다시 파송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더 감사한 일은 당시 선교위원장이셨던 최 장로님께서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말씀에 따라 정년은퇴 기념으로 필리핀 현지에 교회를 세우고 본 교회에 헌납하셨다. "하나님께서 하신다!" 이로써 해외 두 번째 교회가 세워진 것이다. "복음의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선택받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고 최인녕 선교사.

 

현광복 목사부천산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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